'부동산 공화국' 국회 땅값은 얼마

중앙일보

입력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부동산 공화국' 대한민국의 국회 땅값은 얼마일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천문학적으로 높은 액수라서가 아니다. 거래된 적이 없기 때문에 싯가도 없다는 것.

정부가 5년마다 국유지 등에 대한 가치평가를 통해 가격을 매기고는 있지만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도 계산해 볼 기준은 있다. '공시지가'다. 서울시 토지계획국 도시관리과가 운영하는 '인터넷 토지정보서비스'(http://lmis.seoul.go.kr/sis/)에 접속하면 된다.

여기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월1일 기준 '여의도동 1번지'의 개별공시지가는 제곱미터(㎡)당 460만원이다. 96년엔 329만원이었다.

1평이 3.3058㎡이므로 국회 땅 1평은 1520만6680원이다. 같은 시점 전국 최고 공시지가를 기록한 명동 커피전문점 '파스쿠찌'자리(평당 1억6859만원)의 9%다.

실제 거래가 된다면 어떨까. 국회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한 번도 매물이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시세를 알 수 없다"며 "다만 공시지가에 20~30%를 붙이면 대략 가격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가 100만원이라면 20%를 더한 120만원 정도가 거래 예정가로 산정되는 관례때문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국회 땅 '시세'는 평당 1820만~1970만원선이다. 전체 부지 10만평을 합치면 공시지가로만 1조5200억원, 추정 거래가는 2조원에 육박한다.

물론 국회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는 한 매매될 가능성은 '제로'다. 싯가도 추정치다.


↑국회 지도검색 이미지ⓒ한국지적공사

국회는 태평로 시절이던 지난 1969년 여의도에 새 집터를 마련했다. 69년 7월 17일 제헌절에 기공, 6년여만인 75년 8월 15일 광복절에 연건평 2만4636평짜리 의사당 본관을 준공했다.

국회는 같은 해 9월 2일 태평로 의사당에서 여의도로 이사했으며 이후 도서관, 의원회관 등 부속건물들이 속속 들어섰다. 지금은 299명 국회의원과 1000여명의 보좌진, 사무처 직원 등의 보금자리가 됐다.

등기부등본상 '나라 땅'(國)인 이 곳 관리청은 '국회 사무처'다.

◇공시지가란= '표준공시지가'가 입지나 환경이 비슷한 여러 토지의 기준가격이라면 '개별공시지가'는 토지 각각의 가격이다. 표준공시지가는 입지가 유사한 토지 중 대표적인 곳을 골라 건설교통부장관이 매년 발표한다.

개별공시지가는 표준지공시지가와 토지가격비준표를 기준으로 해당 구청장이 토지의 특성을 조사, 감정평가사의 검증과 소유자의 의견 등을 수렴해 결정·공시한다. 모두 단위면적(㎡)당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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