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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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3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 양쪽 아래 어금니가 얼마 전부터 시린 느낌이 든다. 칫솔질은 하루아침에 한번 정도 하는데 칫솔질을 할 때마다 약간의 피가 나온다.

<답>치주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흔히 잇몸질환으로 불리는 치주염은 40대 이후 성|인의 약 80%가 경험하고 있을 만큼 가장 흔한 치과질환이다.
잇몸질환의 초기증상은 입에서 악취가 나고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비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악화되면 음식물이나 과일 등을 깨물 때 이가 시리고, 치아가 흔들린다든지 부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따라서 잇몸에서 피가 비치고 시릴 정도라면 잇몸질환이 악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보여진다.
잇몸질환은 증상이나 범의 형태에 따라▲성인형▲유년형▲사춘기형▲난치성 성인형▲급속 진행형으로 분류하는데 이중 성인형·급속 진행형이 가장 흔하며, 이들 두 형태의 잇몸질환을 방치해 두면 치료가 힘들고 재발이 많은 난치성 성인형으로 악화된다.
30대 후반 혹은 40대 이후 연령층에서 잇몸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령화에 따른 신체의 면역기능 저하로 각종 세균의 침투가 쉽기 때문이다.
여기에 평소 이를 닦지 않는 등 치아관리 습관이 나쁘면 세균이 번식하기에 더욱 좋은 조건이 되므로 그만큼 잇몸질환에 취약하다.
나이가 들지 않더라도 당뇨·간질환 등으로 인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세균이 침입해 이른바 급속 진행형 치주염을 일으킨다. 따라서 20대나 30대 초반이라도 잇몸질환이 급속히 악화될 때는 몸의 다른 부분에 병이 생겼는지를 확인해야 된다.
이밖에도 임산부, 사춘기 여학생, 입천장 등 구강 안에 염증이 있는 사람들 역시 치주염을 앓기 쉬운 대상이므로 치아의 청결한 관리에 힘써야 한다.
정상인의 경우 치과질환 예방을 위해 1년에 한번정도의 정기검진·스케일링 등 치석제거 술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잇몸질환이 심한 환자는 인체의 32개 치아 중 때로 15개 내외의 치아를 못쓸 만큼 고생하기도 한다.
잇몸질환은 한번 생기면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최근 각종 치주 기술 등의 발달로 아주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이를 빼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
한편 흡연·스트레스는 인체의 면역기능을 크게 저하시켜 잇몸질환을 자주 유발시킨다고 최근 연구결과가 발표돼 이런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특히 잇몸질환의 예방·치료에 힘써야한다.【정종평 교수 서울대치대·치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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