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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출생지 조작”/북경거주 유모 이재덕씨 첫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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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백두산 태생”은 거짓/원래 소 하바로프스크서 출생
【북경=특별취재반】 북한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42년 2월16일 소련의 하바로프스크 인근 88독립여단 비아츠크야영에서 태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이 야영에서 김일성의 첫 부인 김정숙과 함께 전사로 활동하면서 김정일에게 젖을 먹여준 유모 이재덕씨(74·중국 북경거주)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관계기사 5면>
북한의 공식기록은 지금까지 김정일이 42년 2월16일 백두산 항일유격대의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해왔다.
이씨는 『만주 항일빨찌산에 대한 일제의 탄압으로 내가 속해있던 동북항일연군 3군 3지대가 소련영내의 하바로프스크 북쪽 75㎞ 지점에 있는 브야츠크야영으로 이동을 완료한 41년 11월 김정숙을 처음 만났다』며 『김정숙은 당시 김일성과 결혼,임신한 상태였으며 곧 김정일을 낳았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몸이 약한 김정숙이 김정일에게 수유를 제대로 못해 42년 7월부터 젖을 뗄 때까지 김정일에게 젖을 먹였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여러차례 조사단이 찾아와 김정일과 김정숙의 역사에 대해 증언을 받아 갔다』고 밝힌 이씨는 『북한에서 최근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출생했다고 말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말하고 『지난해 가을 김정숙에 대한 회고록을 써주면서 김정일이 하바로프스크에서 출생했다는 것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여성전사의 활동에 대해 『김정숙의 계급은 전사였으며 나를 포함,다른 조선족 여성전사 9명과 함께 교통연대 무선전통신대(무선반)에 소속돼 무전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김정숙이 88독립여단에서 어떠한 활동을 했는가에 대해 확실히 연구된 것이 없으며 작식대원(주방요원)이었을 것으로 추정해 왔었다.
이씨는 『해방이후 48년 11월 북한의 건국때 초대되어 김정일과 다시 만났으나 이후 김정숙의 사망으로 다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평남이 고향인 이씨는 중국건국이후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상임위 비서국에 근무하다 지난 70년대초 퇴직,현재 북경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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