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서 받는 연봉, 몽골대통령보다 많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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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에 입사했더니 자국 대통령보다 연봉을 많이 받게 됐다(?)'

어느 은행장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신한은행 IB그룹 프로젝트금융부에 입사한 몽골인 바트자르갈씨(사진·27세)의 얘기다.

지난 2001년 한국에 유학온 그는 지난 12일 신한은행에 정규직 신입행원으로 입행했다. 그는 한국에서 유학한 외국인 가운데 신한은행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첫번째 행원이다. 이번에 같이 입사한 동기와 마찬가지로 4000만원 가량의 연봉으로, 자국의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트자르갈씨는 "정확한 금액은 모르지만 신한은행에서 받는 연봉이 몽골 대통령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은행장들도 대통령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있지 않느냐"며 웃었다.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그이지만 꿈은 소박(?)하기만 하다. 바트자르갈씨는 "장기적으로 보면 신한은행의 몽골지점장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에 몽골지점장이 될 수 있도록 경험, 전문지식, 휴먼네트워크 등을 단계별로 쌓겠다"고 했다.

바트자르갈씨는 '자신을 차별화하자'는 생각 때문에 한국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몽골에는 대한민국, 중국, 동유럽, 서유럽,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 유학시험이 많지만 다른 곳은 이미 많은 유학생이 있었다"면서 "'자신을 차별화 하자'는 생각과 정서적·문화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전문가라면 향후 양국의 교류가 활발해져도 할 일이 많을 것이어서 한국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트자르갈씨는 몽골 최고의 경영대학인 몽골 국립경영대학교 2학년 재학중 대한민국 유학시험에 합격했으며 지난 2001년 한국항공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졸업후 카이스트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그는 다른 지역으로 유학간 친구들과 달리 한번도 외국인이라고 차별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그를 시골사람이나 외국에서 오래 있다 온 사람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서 유학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많은 은행중에 신한은행을 택한 것은 신한은행이 중앙아시아에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등 중앙아시아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 이는 "중앙아시아 금융시장에는 큰 기회가 있다"는 그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그는 "꿈과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신상훈 행장과 신한인에게 감사한다"며 "신한은행에서의 경험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직원 연수기간이 인상적이었다는 그는 몽골에서도 꼭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바트자르갈씨는 "연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신한은행이 어떤 문화를 갖고 있고 동료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는 등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몽골에서도 꼭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바트자르갈씨는 국내에서 공부한 사람으로 학문적으로 실력이 뒤쳐지지 않고 또한 해외 진출시 현지인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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