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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미주는 유학·동남아 노후·중동선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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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전문가들은 목적에 따른 투자 유망지역을 크게 세 군데로 분류하고 있다. 미주(캐나다.미국), 동남아 그리고 중동.중앙아시아 등 기타 지역이다. 미주지역은 유학 수요, 동남아는 노후 대비 수요가 많은 점이 특징이다. 안전성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다소 부족하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카자흐스탄.두바이 등 중앙아시아.중동 지역은 '고위험.고수익'을 노린 공격적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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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도 학군 좋은 곳에 몰려=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간 곳은 미국과 캐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이 취득한 해외 부동산(1268건) 중 미국 부동산은 38.6%에 달했다. 다음으로 캐나다(21.5%), 중국(11.3%), 호주(3.6%) 순이었다. 미국과 캐나다 부동산만 60%에 달하는 셈이다.

미주지역에 투자하는 부동산은 ▶유학 자녀의 거주용 ▶자산 분산 보유용(포트폴리오) ▶이민 대비용이 대부분이다. 사후관리나 거래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자산가들이 미주지역을 좋아한다.

미국에서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와 LA, 중부의 덴버.댈러스, 동부의 뉴욕 등이다.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김성택 대표이사는 "학교 분위기가 좋아 미국 내 '강남 8학군'으로 통하는 곳으로 한국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남부 조지아주의 애틀랜타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광활할 곳이지만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의외로 한정돼 있다. 이런 지역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쌓은 한인계 부동산 네트워크가 발달돼 있다.

한인 선호 지역의 부동산은 최근 몇 년 간 급등했다가 2005년 말부터 금리 상승 여파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고가부동산에 해당한다. 뉴스타부동산 양미라 실장은 "한국인이 많이 몰린 캘리포니아의 어바인.오렌지카운티는 방 두 개의 콘도미니엄(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2002년 30만 달러에서 최근 70만~80만 달러 수준으로 올라 있다"고 전했다. 양 실장은 "임대할 경우 연수익률은 4% 안팎으로 최근 급등한 모기지 금리 6%대에 못 미치므로 임대수익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무리"라며 "실수요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오일샌드 특수에 힘입어 투자금이 몰린 앨버타주 등 서부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경우 지난 1년간 50% 이상 치솟았다.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 같은 대형호재를 안고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밴쿠버를 중심으로 10% 이상 올랐다. 한인 상권이 발달한 코큇틀람.써리.버나이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캐나다 부동산에서도 거품을 우려하는 비관론과 걱정할 것 없다는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실버층이 선호하는 동남아=최근에는 중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에 대한 투자용 부동산 취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자녀유학을 위한 거주 목적인 북미.호주가 주를 이뤘으나 올해는 투자 한도가 추가로 확대돼 동남아와 두바이 지역 등으로 투자 지역이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 중 한국 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이다. 싱가포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수준 높은 국제 학교, 저렴한 휴양시설, 한국과의 가까운 거리 등이 두 나라의 강점이다. 또 두 나라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어 손자.손녀에게 영어 학습장을 제공하고 싶다는 노년층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두 나라가 시행하는 '마이세컨드홈 비자'는 외국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세컨드홈 비자란 재정능력만 증명하면 비자를 쉽게 발급해주고 의료보험, 자녀 교육, 정부 세금, 가정부 고용에 혜택을 주는 것이다. 한국인은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북서부의 몽키아라, 쿠알라룸푸르 인근 암팡지역 등 세 곳에 몰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업체인 렝캅세트리아 김영범 이사는 "부촌 지역으로서 주재원이나 투자자가 주로 거주하는 몽키아라는 33평 고급 콘도미니엄이 평당 400만~450만원이고, 현지 한인들이 모여 사는 암팡지역은 300만~350만원"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수도인 마닐라를 중심으로 외국인 은퇴촌이 형성돼 있다. 마닐라와 가까운 바기오와 따가이따이 지역도 은퇴촌으로 인기 있어 리조트와 주택 개발이 한창이다.

베트남 호치민.하노이, 태국의 방콕, 캄보디아에서는 외국인과 고소득층을 노린 고급 콘도미니엄 건설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이 토지 사용권을 얻어 주택을 지은 뒤 임대사업을 펼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베트남.캄보디아 등 대부분 동남아 국가는 특정지역(Freeholder)을 제외하고 외국인과 개인의 부동산 소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위험.고수익 지역=카자흐스탄에서는 무역 중심지 알마티와 경제특구인 아미스트랄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건설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가 개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곳도 있다. 알마티지역에 분양하는 국내 건설사의 아파트는 내장재를 포함하지 않은 것을 기준으로 평당 600만~800만원이다. 좋은 곳은 평당 1000만원을 웃돈다. 아미스트랄가 지역의 분양가는 이보다 낮은 평당 500만~550만원이다. 부자들이 사는 단독 주택은 대지 600평에 건평 200평 규모가 30억~40억원 수준이다. 루티즈 코리아 이승익 대표는 "카자흐스탄 부동산은 두바이에 비해서도 너무 올라 '상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므로 시세 흐름을 좀더 주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두바이 부동산시장은 정부 주도의 개발사업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두바이 당국은 올해부터 특정구역(비즈니스베이.스포츠시티. IT밸리)을 지정해 외국인도 자유롭게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가장 인기 있는 주메이라 지역의 방 두 개짜리 주택 임대료는 2005년 2190만원(연간)에서 최근 3200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주택과 빌딩 공급이 급증해 앞으로도 호황이 지속할지 불확실하다. 아부다비, 카타르의 도하, 바레인의 마나마 등 인근지역의 부동산 개발 붐이 가시화하면 두바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지적한다. 허귀식 기자

이상미 인턴기자 sm10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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