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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고 또 풀고, 읽고 또 읽고

중앙일보

입력

'창의사고력 수재'들은 어떤 학습비결을 갖고 있을까. 어떤 비결이 있기에 창의사고력 경진대회에서 대상·최우수상을 받고, 특목고에도 합격했을까.

학습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틀린 문제를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2007학년도 중앙일보 창의사고력 경진대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특목고에 합격해 입학을 앞둔 윤병훈(16.대전시 유성구).김동욱(17.고양시 일산구).조희연(17.서울시 광진구) 학생을 만나 그들의 학습비결과 포부를 들어봤다.

중앙일보 주최·중앙일보 프리미엄 주관으로 지난해 8월 열린'2007학년도 중앙일보 창의사고력 경진대회'는 초·중등부를 합쳐 2700여 명의 학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중등부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이들 3명은 창의사고력 분야의'수재'임을 입증한 데 이어 특목고 입학의 좁은 문도 통과했다.

며칠 후 병훈 군은 외대부속외고, 동욱 군은 경기과학고, 희연 양은 한영외고에서 특목고 생활을 시작한다.

# 다양한 문제풀이가 비법

일찌감치 과학고를 목표로 수학.과학 과목에 집중해 온 동욱 군은"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어 본 것"을 경진대회 대상 수상의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창의사고력 문제 역시 많은 문제를 접하다 보면 결국 일정한 유형이 파악된다"는 게 동욱 군의 생각이다. 여기에 외국 수학경시대회 기출문제를 꾸준히 봐 온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가장 쉬운 문제를 틀려 수상은 생각도 못했다"는 희연 양도 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전에 풀어본 문제가 상당수"였다는 희연 양은"(창의사고력은) 왕도가 없는 만큼 꾸준히, 많이 풀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훈 군은"친구들과 시간을 정해 놓고 문제풀이 시합을 자주 해 온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문제를 푸는 시간도 빨라졌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실력도 훌쩍 늘었다는 것이다.

세 학생이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를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준비해도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이들은 꽤 느지막이 특목고를 목표로 정했다.

병훈 군과 희연 양은 중학교 2학년이 돼서야 방향을 잡았다. 동욱 군도 초등 6학년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본격적인'특목고 맞춤공부'를 시작한 것은 중2때부터다.

# 틀린 문제 중점적으로 공략

특목고를 목표로 삼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병훈 군은 국어과목 학습을 위해 독서를 적극 권했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은 경험이 창의적 사고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수학 공부엔 지름길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병훈 군은"무조건 다양하게 풀어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동욱 군은 물리에만 집중하다 보니 화학과 생물에 소홀했던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동욱 군은"특히 경기과학고는 화학과목이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라며"다양한 과목에 두루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배분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과학고는 수학·과학만 잘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영어의 중요성도 큰 만큼 외고를 목표로 하는 것 못지 않게 준비해야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희연 양은 "외고에 합격했음에도 영어 실력을 자신하지 못하겠다"며"(영어에) 실력 있는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인 만큼 평소 영어실력 향상에 많은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연 양은"창의 사고력도 많은 문제를 풀다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종합되는 것을 알 수 있다"며"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접하고 틀린 문제를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내 꿈'이루기 위한 첫걸음

고교생활을 앞둔 세 학생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교우들과의 관계다. 기숙사 생활을 해야하는 병훈·동욱 군은 더욱 그렇다. 병훈 군은 "기숙사 생활인만큼 친구들과 하루종일 붙어 살 텐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자기관리에도 신경을 써 좋은 학교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욱 군도 "한 학년이 100명뿐인데 고루 친하게 지내야하지 않겠느냐" 며 "동아리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희연 양은 "수준 높은 학생들이 모인 만큼 친구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을 것" 이라며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재미있는 학교 생활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가장 자신 있는 과목에 대해서는 병훈 군은 영어, 동욱 군은 물리, 희연 양은 수학을 꼽았다. 교실에 꼭 한 명씩 있다는 소위 특정과목의'신(神)'이냐는 물음에는 모두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이들의 눈빛에는 강한 자신감이 넘쳤다.

영어에 자신 있다는 병훈 군의 장래희망은 "언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을 하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병훈 군은 이 꿈을 위해 부지런히 어학을 갈고 닦을 생각이다. 물리를 꼽은 동욱 군의 꿈은 과학자. 코흘리개 시절부터 키워온 꿈이다. 동욱 군은 준비중인 물리 올림피아드를 시작으로 과학자의 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수학에 관심이 많은 희연 양은"경제학이나 통계학을 전공해 이들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yiks@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이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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