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가까워져야할 나라" 급부상|결혼한 여성 직업갖는게 좋다 77.2%|여유돈 투자 부동산·예금·주식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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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해마다 일본을 싫어하는 우리 국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 1위를 기록했으며 그 비율 역시 최근 몇년사이 줄곧 상승곡선을 보여주는 추세다.
일본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84년 38.1%였던 것이 87년 26.6%로 감소했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 지난해 46.2%, 올해 47.7%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가깝게 지내야할 나라로는 미국(31.9%), 다음으로 일본(30%) 을 꼽아 국민감정과 현실인식 사이의 엄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미국을 좋아한다는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나 국가안보를 위해 가장 가깝게 지내야할 나라로 모두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라는 인식에는 변화가 없다.
단지 그 중요성은 감소되고 있어 86∼87년을 고비로 하향국면으로 접어들며 올해의 경우 경제(31.9%), 안보(56.7%) 공히 예전의 중요성만 못함을 보여주었다.
반면 우리국민이 싫어하는 국가군에 속해있던 일본·북한·소련중 소련의 경우 싫어하는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국가안보를 위해 가깝게 지내야할 나라로도 갈수록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련은 싫어하는 비율이 84년에는 전체 응답자의 24.6%였으나 올해 2.5%로 낮아졌고 국가안보부문에서는 84년 0.5%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10.4%로 미국에 이어 두번째 중요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서울올림픽이 열린 88년이후 국가안보를 위해 가깝게 지내야할 나라로 소련이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고 그뒤로 계속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은 우리의 대소관계개선 분위기및 북방정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등 6개 대도시 거주자들이 느낀 대도시생활의 불편한점은 교통난이 40.7%로 단연 앞섰다. 그 다음이 주택난(17.4%), 물가고(17.3%), 환경공해 (15.8%) 순이었으나 교통난에 비하면 절반정도에 그쳐 대도시 교통난의 심각함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한창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는 기부금입학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과반수인 56.7%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고 찬성은 13.5%에 불과했다.
나아가 사립대학의 재정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46.7%가 정부의 재정지원을, 29.2%가 기업·재단에 의한 재정지원을 꼽았고 기부금입학제에 대해서는 6.2%만이 해결방안이라고 응답했다.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태도는「대학의 자율적 선발」이 31.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24.4%가 「본고사제도」를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하고있다.
초·중·고교 교육의 문제로는 입시제도와 입시위주교육이 가장 심각(56.2%)하고 학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43%)을 지적했으나 교사수의 부족·교원처우 미흡·재단비리·촌지등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희망투자 대상으로는 부동산을 가장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투자하는 것으로는 은행예금이 53.3%로 가장 많고 농·축·수협이 26.7%, 부동산 19.4%, 주식 16.5%, 투자신탁 15.2%, 계·사채가 11.3% 순이었으나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투자하고 싶은 대상은 순위가 뒤바뀌었다.
부동산이 38.5%, 은행예금 25%, 주식 19.3%의 순이었으며 부동산은 특히 87년 이래 15.4%→30.7%→38.5%로 최근 유망투자대상 1순위의 자리를 굳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최근의 근로의욕 평가에 대해 응답자중 38.8%가 1년전에 비해 근로의욕이 높아졌다고 인식한 반면 49%는 반대로 근로의욕이 낮아졌다고 답변, 근로의욕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으로 다소 엇갈리고 있음을 드러냈다.
배우자선택 요건은 두가지 항목씩 고르도록 한 결과 남녀모두 상대방의 성격을 중시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남자는 61.7%, 여자는 52.4%의 응답률을 나타냈고 건강·능력이 그다음을 차지했다.
85년이후 올해까지의 조사결과를 비교할 때 남자는 여자의 성격과 외모를 중시하는 비율이 높아진 반면 여자는 상대방의 성격과 능력을 중요시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한편 결혼비용은 절대 다수인 81.4%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세기 과학기술에 대해서는「공해문제해결」을 가장 많이 기대하고 있고(48.2%), 19.7%가 난·불치병치료를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기타 식량문제해결, 아들·딸의 선택적 출산등은 거의 희망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공해문제해결을 기대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난 점이며 88년 18.6%에서 지난해 27.4%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크게 증가, 48.2%가 공해문제해결을 기대했다.
여가활용 방법으로는 TV나 VTR를 본다는 응답자비율이 40.2%로 가장 많았고 신문·잡지구독도 32.2%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기혼여성이 직업을 갖는 문제는 「직업을 갖는 것이 좋다」는 견해가 지배적(77.2%)이었으며 이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생활수준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못산다」는 답변이 19.9%로, 「잘산다」는 응답률 12.9%보다 약간 높았으나 큰차이는 없었다.
재산을 따져볼때 1억5천만원이상 소유자에게서, 월수입은 1백만원이상 받는 사람에게서 잘사는편이라는 응답률이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1억5천만원이상 50.6%, 1백만원이상 39.9%).
생활수준평가의 추이를 살펴보면 「잘산다」는 응답률은 85년이래 꾸준히 증가, 85년 2.5%에 머물렀던 선에서 올해는 12.9%로 크게늘어난 대신 「못산다」는 응답률은 85년 39.8%에서 올해 19.9%로 절반가량 줄었다.

<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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