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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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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중앙일보사는 76년 일본에서 CTS의 원형이 선을 보이자 77년부터 CTS에 관한 조사·연구팀을 구성, CTS도입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80년 언론통폐합으로 인해 CTS 추진계획이 중단됐다. CTS는 많은 인력이 수년간에 걸쳐 각분야의 개발계획을 세워야 할 뿐만아니라 수백억원의 시설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므로 사회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시기에 도입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80년에서 87년까지는 CTS담당인원 몇명이 세계의 CTS추세등 자료를 수집하는데 머물렀다. 88년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CTS가 필연적이라는 회사의 의견이 집약되면서 CTS개발부가 새로 발족됐다.
CTS개발부는 당시까지 개발되어 있는 3세대 CTS로는 장래 대응이 어렵다고 보고 중앙일보사는 제4세대 CTS로 불리는 풀페이지네이션, 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형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신문1개면을 조판할때 사진이나 제목등을 별도 제작해 붙이는 것이 아니라 1개면을 완전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조판기 화면상에 기사가 선으로 나타나는 재래식이 아니라 사진·기사등이 신문지면처럼 실제로 보이는 새로운 시스팀을 말한다.
89년 삼성전자와 턴키베이스에 의한 납품 여부를 놓고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각종 신문제작 요구사항이 제시되고 삼성전자는 국내제작이나 개발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 해외파트너를 찾아나섰다.
삼성전자는 일본 도시바(동지) 사가 새로 개발하고 있던 「신CTS 토틀시스팀」에 자사의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키기로 결정, 90년 2월에는 정식계약이 이뤄졌다.
90년 3윌 CTS개발부가 CTS추진본부로 확대개편되면서 본격적인 개발과 제작이 이루어져 91년 6월말에는 삼성전자(입력기) , 도시바(주컴퓨터·조판기), 마쓰시타(출력, 화상) , 신명(광고조판기)등의 기기들이 중앙일보사에 반입되었다.
CTS는 일반제조공장의 컴퓨터화와는 달리 여러가지 가변적 상황에 대응해야 하고, 단 20분도 가동이 정지되면 안된다는 제약때문에 소프트웨어량이 방대해진다. 이런 이유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각종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에 탑재, 운용테스트를 거쳤다.
중앙일보사 CTS의 구성은 슈퍼미니급 컴퓨터인동지제 G8090 호스트컴퓨터 6개조 , 입력기 방대, 조판기 36대와 필름출력기 (플로터) 4대 (분산인쇄용 7대 별도) , 스캐너 3조등 여러가지 기능을 갖는 기기로 꾸며져 있다.
이 기기들의 성능은 동시에 32개면, 1일 1백10개면의 제작을 가능케 하는 규모다.
시원 미려해진 글자
크기 19·서체 98개 종류 세분화…단말조판 30여만자 빛으로 인자시켜
신문제작방식이 CTS로 바꿔면서 독자가 첫번째로 느끼는 점은 글자가 선명하고 미적 감각을 갖고 있다는 점. 납활자로 신문을 만들때는 최종 조판이 끝난 후 판위에 종이를 얹고 롤러로 눌러 지면의 모판이 되는 청쇄를 뜨게 된다. 이때 롤러의 압력, 활자의 미세한 높이차에 따라 활자의 굵기·선명도등이 달라지게 된다.
CTS에서는 문자(FONT) 를 전기적인 도형정보로 바꿔 저장시켜 놓았다가 순간적으로 불러내단말기 화면상에서 조판하고, 이것이 고감도 필름에 빛으로 인자됨으로써 글자가 균질하고 결과적으로 전 지면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때문에 CTS로 이행하기 전에 우선 문자를 모두 전기적인 정보로 바꿔 입력시켜야만 그 다음 단계로 이행이 가능하다.
중앙일보사는 국내신문사로는 유일하게 창간당시부터 원도실에 전문가를 두고 신문인쇄에 적합한 원도 (먹으로 일일이 글자꼴을 그린 것) 를 그려 현재 8만1천6백45자분의 원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4조의 원도로 신문에 쓰이는 본문·제목·컷등과 명조체·고딕체등 납활자를 만든다. 이렇게해서 현재 사용중인 활자는 10개의 서로 다른 활자크기, 58개 서체등 총18만4천7백6자가 된다.
그러나 원도의 미적 감각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전자적으로 글자크기와 꼴을 변형시킬수 있는 CTS에서는 다양성이 훨씬 많아진다. 글자크기가 10개 종류로 세분화되고 서체도 98개 종류로 늘어나며 글자수가 총30만3백88자가 되어 필요에 따라 가강 적합한 글자로 신문을 제작할수 있게 된다.
중앙일보사는 그사이 롤러의 압력을 받게 되는데따라 끝부분이 굵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약간 가늘게 그렸던 원도를 압력이 없는 전자시스팀에 맞도록 일일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90년 3월부터 다섯대의 문자입력기(FONT) 를 사용, 현재까지 약20만자의 글자를 컵퓨터에 저장시켰다. 여기에 동원된 인력이 19개월간 연 6천1백35명/일. 주야 2교대로 글자를 입력하고, 또 입력된 글자를 눌러내 완전한 모양이 되도록 수정을 가했다.
현재는 원도를 그리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 종래의 원도를 수정해 CTS에 입력했지만 1단계 문자입력작업이 끝나면 전자체계에 맞는 새로운 원도를 그려 컴퓨터에 교체입력하게 된다.
또 CTS로 전환하면서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인쇄글자의 자체를 크게 확대시킨 점이다. 현재 본문 납활자의 크기는 가로 121밀스 (1밀스는 1천분의 1인치) , 세로 101·5밀스였으나 CTS체체에 입력한 글자 크기는 가로 132밀스 , 세로 110밀스로서 너비로 따져 18·2%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1단 13자 체제의 현 신문조판방식이 1단 12자 체제로 바뀌고, 1단에 총 96항 들어가던 것이 85행으로 줄어든다. 행과 행사이에 띄우기도 늘렸다.
기사량의 감소로 정보전달량은 줄어들지만 시각적으로는 시원하고 미려한 신문을 만들어 문자에서도 「보는 신문」 에 접근하게 됐다.

<그림:김홍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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