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세계경기 회복…한국수출도 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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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세계 각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국내 신용위기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증시가 상승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 말보다 25.4포인트(3.3%) 오른 796.18로 마감했다.

주가가 LG카드의 충격을 딛고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 덕분이다.

올 상반기에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최근에는 경기 회복이 지표로 확인되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주 국내 증시의 최대 호재는 8.2%로 나타난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도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로 미국 경제가 불안한 회복세에서 벗어나 세계 경기가 동반 회복할 것이라는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수출도 이를 반영해 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2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51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로, 연간 흑자 규모도 1백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환매도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1조1천7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전기전자를 비롯해 운수장비.화학 등 수출 관련주를 많이 사들였지만 최근 금융업.서비스업 등 내수업종에 대한 매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중국 경제의 속도조절에 따라 대(對)중국 수출 감소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이 7%만 성장해도 국내 기업은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 이후의 수출 전망도 긍정적이다. 특히 도시지역 중국인들이 마이카 시대의 문을 두드리면서 현대차 등 자동차주의 주가 전망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자동차주의 주가는 11월에만 10% 이상 뛰었다.

그러나 증시에 부담스런 요인이 여전하다.

기업의 투자 부진으로 제조업 공동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경기가 회복돼도 일자리가 기대만큼 늘어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 내수 회복도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다. 3백6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도 증시에 두고 두고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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