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민주 마침내 통합성사/정치(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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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닻올린 강야… 정계개편 신호/“힘과시” 정기국회 난항예고 /「북 승인」싸고 한일외교 마찰
제13대 정기국회가 개회된 지난 10일 신민·민주당이 공교롭게도 가칭 민주당으로 통합을 선언했다.
야권통합의 성사는 정계질서의 재편은 물론 정기국회운영을 포함한 앞으로의 정국에 깊은 파장을 몰고올 중대 사안이다.
국내 정치상황의 격변속에 일본은 남북한 유엔가입이후 북한의 국가승인 방침을 우리 정부에 통보해와 한일간 외교적 마찰을 야기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지난 4년간 고비고비마다 터져나왔다가 물거품처럼 사라진 야권통합이 마침내 성사됨으로써 내년에 잇따를 국회의원·자치단체장·대통령 선거의 양상은 한판의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김대중 신민·이기택 민주당 총재를 공동대표로 한 가칭 민주당은 명목상 10인 최고위원의 집단지도체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양측은 통합선언문을 통해 두 공동대표의 합의로 당무를 처리하되 법적 대표권을 김대표에게 주기로 하는 기묘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말하자면 김대표에게 우월적 공동대표권이 주어진 셈이다. 한 회사에 몇명의 대표이사를 두어 소유자인 대표이사는 회사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권한을 행사하고 다른 대표이사들은 법정소송등 궂은 일에 회사를 대표하는 행위를 하도록 하는 형태와도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이런 현상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양측이 5대5 동수로 나누기로 한 최고위원에 대해 김대표가 민주측 1석의 선임권에 거부권을 행사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이 그것이다. 이 대표는 이부영·김현규·조순형씨에다 육요상 전의원(2선)을 택할 의향이나 김대표는 이철 의원을 밀고있다는 후문이다.
민주측은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신민측은 두공동대표의 합의제운영을 고집해 당헌에 관철시켰다.
이런 현상은 기본적으로 양당 인적구성,의서분포나 지지기반의 현격한 차이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고 타당하다.
가칭 민주당이 정식으로 창당되면 김대표의 우월적 당무집행이 두드러질 것임은 명약관화하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탄생은 ▲여권에 앞으로의 선거전략 및 정국운영구도의 수정을 가하게 했고 ▲새로운 정당의 창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국민들에게는 집권대체세력의 존재를 인식하게 만들었다.
여권은 일단 내각제개헌 및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 전환의 추진을 단념하는 선에서 재집권구도와 정치일정을 짜고 조정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됐다.
신당창당작업은 ▲연희동 계열의 5공세력 ▲신민·민주당조직책에서 탈락하거나 합류를 거부한 세력과 구야세력 ▲김동길씨의 「깃발론」을 중심으로한 온건개혁세력의 결집가능성등 세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통합야당의 출현으로 이들 신당창당의 여건 및 환경이 열악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졌지만 거여와 강야중 집권세력을 책임있게 고를 수 있는 다소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앞으로 선거에서 국민이 어떤 투표성향을 보일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야권통합의 긍정성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경제등 실정추궁전략
○…강야의 등장으로 순항이 예상되던 정기국회는 적신호가 켜지고있다. 당장 16일부터 시작될 국정감사부터 순조롭지 않을 진행이 예견된다.
민주측 몫이라는 이유로 재선임에도 원내총무의 중책을 맡은 김정길 의원이 선명강경투쟁을 소리 높이고있다. 뿐만 아니라 통합의 신선한 충격을 6개월후의 총선거에서 야당바람으로 연결,확산하기 위해서도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최대한 활용,국민들에게 통합야당의 효용성과 위력을 한껏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6공의 경제난등 실정과 치안부재·페놀식수원 오염사건등 사회문제를 집중 파헤쳐 추궁한다는 전략인데 반해 민자당과 정부는 수세적 입장에 있다.
특히 당정간에도 논란을 빚은 92년도 예산안의 초팽창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는 어느때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야당이 정부·여당의 독주와 실정을 견제하는 기능을 어느정도 보일 수 있을지 이번 정기국회는 시험할 것 같다.<이수근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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