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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대학 등록금, 두고만 볼 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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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대학 등록금은 이미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국.공립대를 다니는 자녀의 부모들은 그나마 낫다. 문제는 사립대학들의 기가 막히는 등록금 인상률이다.

서울의 10개 주요 사립대는 최소 3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도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 사립대 측은 적립금이 대부분 특정한 목적에 사용토록 돼 있어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에 따른 학생수의 감소로 대학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특히 지방 사립대의 경우 학생수가 줄고 있다. 학생수가 준다는 것은 대학 재정이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대학 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사립대의 경우 당연히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 적립금을 규제하자는 의견이나 등록금 대출금리를 낮추자는 의견, 그리고 국가 차원의 장학기금을 창설하자는 주장 등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재정의 86%를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의 구조를 개선해야만 문제가 해결된다고 본다.

그래서 나온 주장이 기여입학제다. 한나라당은 대학 기부금에 대해서도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고, 사립대학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등의 각종 세제 혜택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를 학자금 지원 및 재정 건전화와 연계하자는 것이다.

어떤 의견이 정답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더 많은 토론과 문제 해결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등록금 문제를 더 이상 내버려둬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강정호 경성대 예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