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식이요법으로 몸 안의 독소 빼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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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해독요법에서 일반인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추종하고 맹신하는 것이다. 전문가의 진단과 평가를 거쳐 몸에 맞는 해독요법을 따라야만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서울의 어느 출판사는 온천에서 송년회를 했다. 몸속의 독소를 모두 뽑아내고 새로운 몸과 기분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싶다는 직원들의 청이 받아들여져 직원 모두 온천욕을 즐기고 발마사지와 피부관리도 받았다. 연말 각종 술자리에 지쳐 있던 직원들의 표정이 완전히 바뀌었다.

접대가 잦은 업무로, 연초부터 많은 술 자리에 불려다닌 황종수 씨도 지난해부터 독소를 빼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애용한다. 황씨는 과음한 다음날이면 서울 시내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는 스파숍에 가서 땀을 흘리고 피부관리까지 받는다.

위 두 사례는 요즘 직장인 사이에 크게 확산하는 ‘해독 디톡스’다. 몸속의 독소를 뽑아내는 것을 뜻하는 해독 디톡스는 몇 년 전부터 전문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더니 이제는 ‘해독 라이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건강과 직접 관계가 있는 병·의원이나 한의원뿐 아니라 체형관리·식품회사·여행사 등 다양한 업종에서 ‘해독’은 바야흐로 고객을 확실하게 유인할 수 있는 키워드로 부상했다.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생각이 독소로

웰빙의 철학이 갑작스러운 해일처럼 밀려온 것처럼 요즘은 ‘비움의 철학’이 새로운 유행어다. 거기에는 무엇이든 채우고 보자는 심리가 부른 각종 폐해에 대한 반작용도 한몫했다. 제대로 된 웰빙이 아니라 잘못된 웰빙을 따라 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독소를 우리의 소중한 몸속에 남기고 말았다는 반성도 일었다.

그러면 독소란 무엇일까? 한의학에서는 독소를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고 한다. 인간의 병 10가지 중 9가지는 ‘담(痰)’에 의해 생긴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담이 바로 독소를 뜻한다.

우리의 몸은 여러 장기를 비롯한 각종 요소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복합체다. 그런 만큼 간·혈액·피부·세포 등이 각각 제 기능을 다할 때 건강을 유지하며 명대로 살 수 있다.

그런데 독소는 이러한 유기작용을 방해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독소는 우리 몸 밖에서 침입하기도 하고, 신진대사를 하는 중에 생기기도 한다. 몸 밖에서 침입하는 독소는 우리의 생존을 담보하는 공기·물·음식을 통해 반입되거나 일터나 집과 같은 생활환경을 통해서도 유발된다.

몸 안에서 생성되는 독소는 인체의 생명활동 전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가령, 생존을 위해 호흡은 필수지만 호흡 과정에서 독소를 흡입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우리 몸속의 일부인 박테리아·효모·기생충에 의해 독소가 생성되기도 하고,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생각 등도 몸 안의 독소를 증가하게 만든다.

몸 안에서 생성되는 독소를 억제하는 것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식을 얻더라도 별 효과를 볼 수 없다. 따라서 당장 도움이 되는 정보, 즉 몸 밖에서 들어오는 독소 침투 경로를 추적해 보자.

해독한의원 신민식 원장에 따르면 코·입·피부와 외부의 자극을 독소가 침투하는 경로라고 지적했다. 독소는 첫째, 공기를 통해 코로 들어온다. 공기 중의 각종 바이러스·박테리아·화학물질·중금속이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와 쌓인다.

둘째, 입을 통해 들어온다. 농약에 오염된 식품을 먹거나 세제 등으로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경우, 화학약품인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을 복용하거나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먹는 경우, 각종 식품첨가물과 인공 조미료를 섭취하는 경우, 부패하거나 기생충이 있는 식품을 먹는 경우 독소가 몸 안으로 들어온다.

셋째, 피부를 통해 유입된다. 여러 화학물질을 합성한 화장품과 목욕용품, 머리 염색약,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통해 독소가 들어온다.

넷째, 외부의 자극에 의해 마음의 평화가 깨졌을 때, 분노나 과도한 스트레스, 독한 마음을 품거나 TV 혹은 게임에 중독되면 우리 몸에 독소가 쌓인다.

다섯째, 전자파나 X-레이 촬영과 같은 방사선을 사용할 때 들어온다.

독소 쌓이면 좋은 약·음식 백해무익

독소가 몸속에서 분해되지 않고 쌓이면 그로 인해 갖가지 증상이 유발된다. 우선 심장을 약화하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며 피부를 탁하고 거칠게 만들고 주름이나 알레르기·건선·건반 등 다양한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또 폐를 자극해 호흡을 방해하고, 만성피로와 두통을 일으키며 사고활동을 방해한다. 심하면 관절을 뻣뻣하게 만들고 근육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노화를 촉진한다.

독소가 원인이 되어 유발되는 질환도 다양하다. 독소가 간에 집중적으로 쌓일 경우 지방간·간암 등 간장질환의 원인이 된다. 혈액에 쌓이면 뇌경색·노인성 치매·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 피부에 독소가 쌓이면 아토피 등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렇게 독소에 의한 질병은 소화불량·두통·요통·감기·고혈압·신장결석·우울증·집중력감소·만성피로 등 매우 다양하다.

몸에 독소가 가득 쌓인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약과 음식도 백해무익이다. 약의 성분 또는 음식의 영양분이 몸속에 쌓인 두터운 독소층을 뚫는 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특정 질환의 치료에 앞서 오래된 독소를 뽑아내고 몸속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각종 배관을 말끔하게 청소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말이다.

송숙희_월간중앙 객원기자 [scarf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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