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논술방] 전과자도 일반인 대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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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수암초4)

만약 내 주위에 전에 범죄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 대한 생각이 이전과는 달라질 것 같다. A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와 절친한 친구였던 B라는 사람의 좋지 않은 과거가 A의 귀에 들리게 된다면 B에 대한 생각이 약간은 바뀌지 않을까? 전과 같이 겉은 절친할지 몰라도 그 안에선 조금씩 껄끄러운, 어색한 기분이 들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을 일반인이 아닌 전과자라는 낙인을 찍어 일반인과 다르게 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들도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권리가 없다. A는 전과자고, B는 그냥 일반인이야 라며 우리가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A는 상처받을 수 있다. 물론 ⓑ지난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이야 좋을 수가 없겠지만 '한 번 열심히 살아보자'라고 다짐한 사람들을 일반인이라고, 아니 그냥 우리 친구처럼 대해 줄 순 없는 걸까. 그래서 난 과거에 범죄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일반인과 다르게 대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첨삭·총평

솔직한 입장 전달은 좋지만
객관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범죄를 저지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일반인들과 다르게 대하는 것은 타당한 것인가라는 논제에 지원이는 도입부에서 내 주변에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약간의 선입견이 생길 것이고, 그에 따라 전과는 다르게 대할 것이라며 솔직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할지라도 전과자라는 낙인을 찍어 차별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가 아니라며 범죄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일반인과 다르게 대하는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로 ⓐ우리는 그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는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할지도 모르는 사람을 우리 마음대로 전과자와 일반인으로 나누어 평가한다는 것은 옳은 행위가 아니다는 지원이의 입장이다. 주어진 논제를 자신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들여다 보고 고민한 점, 그리고 그것을 진실한 마음을 담아 표현한 점이 돋보인 글이었다.

변화를 꾀하려는 사람에게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를 평가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원 학생은 ⓑ지난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이야 좋을 수가 없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그런데 이 문장이 모호하다. 지난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은 전과자의 낙인을 찍어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의미 파악이 잘 안 된다. '좋을 수가 없겠지만'이라는 말에겨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도록, 완전한 문장을 쓰도록 주의해야겠다. 또 글이 주관적인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에서 글쓰기를 해야겠다.

더불어 지원이의 글은 문단 구성이 되어 있지 않다. 문단은,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을 조리 있게 나눈 글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문단을 나누어 글쓰기를 하면 학생이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문단 나누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명금희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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