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쉬운 노래로 청중과 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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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언젠가 연주회장에서 바리톤 김동규씨가 '고향의 봄'을 부르는데 청중들이 작은 소리로 따라 부르는 거에요. 그 어떤 오페라 아리아보다 감동이었어요."

소프라노 이수연(37.천안대 교수.사진)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회 장면으로 김동규 씨가 불렀던 '고향의 봄'을 꼽은 이유다. "머리가 허옇게 센 사람부터 어린아이까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뭉클했다"는 얘기다.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다수의 오페라에도 출연해온 그가 음악회에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청중과의 호흡이다.

이씨는 그동안 KBS 열린음악회에 수십 차례 출연하면서 대중들과 호흡을 같이 해왔다. 호스피스를 위한 음악회, 광복절 기념음악회 등에서도 '말랑말랑한' 곡들을 주로 불렀다. 클래식 곡 중에서도 밝은 느낌,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를 우선 선곡하는 성악가다.

"대중적인 음악이라고 해서 쉽게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음악 장르건 최선을 다해야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이죠."

15일 오후 8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음악회 '밸런타인 콘서트, 러브 이즈 레드'의 프로그램도 청중의 눈높이에 맞췄다. 뮤지컬 '캣츠' 삽입곡인 '메모리',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 bye)' 등은 이씨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곡들이다.

이날 음악회에는 김동규 씨와 테너 임웅균 씨도 함께 출연한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과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과 같은 유명 아리아로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를 낼 생각이다. 뮤지컬 영상도 함께 보여줘 지루하지 않게 구성했다. 15일 음악회의 가장 큰 목표도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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