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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사기 최악" 코리아리더스포럼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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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우리나라의 기업가 정신은 수십년래 최저 수준입니다. 이를 방치하면 우리 경제의 앞날이 위험합니다."

국내 업계 지도자들이 2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머리를 맞댄 제2회 '코리아리더스포럼'에서 나온 지적들이다. 중앙일보 후원으로 '한국의 기업가 정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심옥진 수성엔지니어링 부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 곽수일 서울대 교수(경영학), 이기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명예회장, 강석진 전 GE코리아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사진 왼쪽부터)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郭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과거 고도 성장기 때 흔히 볼 수 있었던 '하면 된다'는 기업가 정신이 지금은 정경유착.공정한 규칙의 부재.과격한 노동쟁의 등으로 해방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은 "기업인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풍토와 정부가 노조의 불법 행위를 묵인하는 관행 등이 겹쳐 기업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존스 명예회장은 "삼성전자 등 일부 일류 회사를 빼면 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불충분하다"면서 "일한 대가를 확실히 지불해야 주주가치 경영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대규 사장은 "1970년대 이후 기업 경영에 따르는 리스크는 크게 늘었지만 보상은 그에 비례하지 못했다"면서 "시가총액 5천억원이 넘는 새 기업들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가 정신이 시들고 있는데 대해 기업인들 스스로 반성할 부분도 적잖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문국현 대표는 "2세 경영인들이 창업세대의 부를 물려받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해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심이택 사장은 "경영진도 투명성.도덕성을 높여 직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음성 정치자금이나 뇌물로 '보험'들어두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거듭나려는 자기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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