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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콜레라 기는 방역/발병 확진1주/유입·감염경로 모두 “감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약도없는 “예방접종” 지시/환자나면 “영업금지” 대책/효과 없는 연막소독만 요란
충남 서천과 서울·군산에 이어 충남 홍성에서도 콜레라환자가 발생하는 등 콜레라가 전국으로 번지는 추세나 정부의 방역대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겉돈다.
12일 서천에서 콜레라 집단발병 첫 확인 이후 1주일이 지났지만 보사부는 콜레라 유입 및 감염경로조차 밝혀내지 못한채 환자가 발생한 이후에야 감염추정지역의 포장마차 영업을 금지시키는 등 미봉책 외에 별달리 손을 못써 평소의 무사안일 체질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염경로 추적=12일 충남 서천에서 콜레라 집단발병이 확인된뒤 보건당국은 상가에서 제공된 음식물중 가오리회에 의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가오리 구입경위를 추적했다. 보사부는 문제의 가오리가 지난달 24일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판매된 사실을 밝혀내 세균검사를 했으나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고 그뒤 가오리와 관련이 없는 곳에서도 환자가 발생,감염원·경로추적은 방향을 잃은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동중국해에서 잡은 가오리에 의한 전염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아 계속 논란이 예상된다.
◇미온방역=콜레라 확인직후 보사부에서는 긴급 시·도 방역관계자 회의를 여는 등 긴급 방역대책에 나섰다.
그러나 오염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방접종은 지시만 했을뿐 접종약이 확보되지 않아 불가능한 상태며 보사부는 이에 『예방접종이 실효가 적어 73년 이후 WHO(세계보건기구)의 권장에 따라 올해부터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앞뒤 안맞는 변명을 하고있다.
일선 시·군에서는 콜레라와 관계없는 연막소독을 벌인뒤 방역실적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등 미온적인 전시행정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 충남 서천지역에서는 설사환자가 집단발생,콜레라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지난 7일 교통사고로 입원한 김모씨(54·여)를 이들과 같은 병실에 입원시켜 김씨가 콜레라에 감염되는 등 초동대처·환자 관리에도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일선 보건당국은 전염병 예방법 시행령(제11조의 2)을 근거로 객실수 20인 이상 숙박업소,연면적 3백평방m 이상 식품접객업소 등 비교적 위생상태가 좋은 대형업소들에 대해서만 소독을 강화했을뿐 위생상태가 불결한 영세업체들에 대한 소독은 오히려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또 충남 홍성에서 새로 발생한 환자 1명이 포장마차에서 낙지회 등을 먹고 콜레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자 뒤늦게 해당지역 포장마차 영업을 금지하는 등 즉흥적인 미봉책 외엔 별달리 손을 못쓴채 국민들의 개인위생 철저만을 당부하고 있다.
◎홍성서 환자 발생/군산도 1명 확인
서울·군산에 이어 충남 홍성에서 콜레라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군산에서는 환자 1명·보균자 2명이 추가 확인됐다.
보사부는 19일 충남 홍성의료원에 입원중인 이모(54·홍성군 장곡면)·군산시 개정병원에 입원치료중인 장모(31)씨가 콜레라환자로,군산시 비안도 주민 56명중 송모씨(63)·심모양(9) 등 2명이 보균자로 각각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충남 서천의 콜레라 집단발생 이후 모두 1백명의 환자가 발생,4명이 숨지고 17명이 입원치료를 받고있으며 79명은 완치돼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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