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상영작] 사랑의 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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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
감독:모흐센 마흐말바프
주연:시버 게레데·아켄 툰즈·멘데레스 사만질라
장르:드라마
등급:15세
20자평:사랑과 배신,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02-2002-7770)에서 열리는 '한 지붕 세 가족의 시네 릴레이' 중 마지막 작품. 이란의 세계적인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아내 마르지예 메시키니의 '내가 여자가 된 날', 장녀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칠판', 그리고 마흐말바프 본인의 작품 '사랑의 시간'이 2주일씩 상영 중이다.

'사랑의 시간'은 사랑과 배신, 삼각관계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변주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돌아봄으로써 사랑에 대해 풍성한 해석을 끌어낸다.

영화는 세 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지만 이들은 서로 맞물려 순환하는 구조다. 첫째 에피소드는 아내가 금발의 구두 미화원과 사랑에 빠지자 이를 알게 된 남편이 애인(미화원)을 살해한다는 이야기다. 사형을 선고받은 남편은 바다에서 죽으면 환생한다는 믿음에 따라 바다에 몸을 던지는 걸 택한다.

둘째. 아내가 검은 머리의 주스 판매원과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된 남편이 어느날 애인을 공격한다. 다투는 과정에서 검은 머리 애인이 금발 남편을 살해하고 만다. 재판에 회부된 애인은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사랑을 지키겠다'며 둘이 사랑을 나누던 나무 밑에서 처형되겠다고 말한다.

셋째 에피소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아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애인을 찾아가 협박하고 둘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다. 다투던 중 남편은 아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수 없음을 깨닫고 그들을 떠나보낸다. 아내와 금발 애인은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웨딩드레스를 채 벗기도 전에 아내는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고 금발 애인은 그녀를 위해 전 남편을 찾아나선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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