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소임 다하는 이 많은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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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대전직할시 산하 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학생이다.
아직도 동사무소 일들을 잘 몰라 허둥대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힘쓰고 있다.
특히 내가 근무하고 있는 동은 대전직할시에서도 낙후된 동으로 큰비가 오면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동네라 직원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매일 민원인들과 상대하고, 또 상급기관에서 내려오는 각종 공문서를 해결하느라 항상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예정된 직원수보다 모자라는 상태에서 일을 할려다 보니 자연 짜증도 나게 마련이어서 언제나 웃음을 선사하는 몇몇 직원들에 대해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8월2일자 분수대란에 『저녁이면 해떨어지기가 무섭게 불이 꺼지는 관청들, 마음 편한 공직자들을 보면 그저 답답하다는 생각만 든다. 우리는 지금 그럴 때가 아닌데 말이다.』라는 구절이 씌어 있어 마음이 아프기 그지없다.
적은 봉급으로 묵묵히 일하는 내 주위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들은 진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말이다.
오늘도 심야 영업단속을 위해 밤늦게까지 관내를 순찰하고 있을 직원들을 생각하면 분수대의 지적은 온당치 못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분수대는 중앙의 상급관청을 두고 표현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일하고있는 동사무소를 비롯, 전국의 하급·일선관공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공복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체험하고 있다.
이정학<대전시동구용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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