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하은주 역시 높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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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신한은행 하은주(右)가 우리은행 타미카 캐칭(左)의 수비를 따돌리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안산=뉴시스]

'스카이(sky)'라는 별명을 되찾을 만했다. 여자 프로농구 최장신 하은주(2m2㎝)는 높았고 정확했고 결정적이었다.

6일 안산 와동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7 겨울리그에서 신한은행이 4쿼터에만 14점을 몰아넣은 하은주(16득점.5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우리은행을 61-58로 꺾었다. 선두 신한은행(9승1패)은 2위 우리은행(7승3패)을 2게임 차로 뚝 떨어뜨려 놨다.

일본 무대에서 소속팀 샹송화장품을 두 번이나 정상에 올려놓은 하은주는 스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압도적인 높이를 이용한 하은주의 플레이는 일본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상급 포워드 정선민을 영입했다. 최고의 가드 전주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정통 센터 태즈 맥윌리엄스는 그대로였다. 여기에 하은주가 가세했다. 역대 최강팀이 완성됐고, 예상대로 줄곧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하은주는 기대 이하였다. '거친 한국 농구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나 하은주는 1월 말 살아나기 시작했다. 거친 수비에 적응하면서 높이를 이용한 슛이 먹히기 시작했다.

3쿼터 9분40초, 34-35로 뒤진 상황에서 나온 골밑슛이 이날 하은주의 첫 득점이었다. 줄곧 뒤지던 신한은행은 하은주의 슛으로 첫 리드를 잡았다. 4쿼터는 하은주와 우리은행의 '우승 청부사' 타미카 캐칭(26득점)의 대결 양상이었다. 2분20초 우리은행은 캐칭의 3점슛으로 40-43까지 따라왔다.

그러나 하은주는 우리은행 홍현희를 상대로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고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46-43이 됐고, 홍현희는 5반칙 퇴장당했다. 5분께 캐칭은 또다시 3점슛을 넣어 48-53을 만들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하은주는 캐칭을 상대로 파울을 얻어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캐칭을 4반칙으로 몰아넣는 플레이였다. 캐칭은 4쿼터에만 13득점했지만, 하은주의 고공 플레이에 패배를 맛봤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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