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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먹는 고사리에“중독성분”|가축위생연구소서 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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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방목중인 소가 다량의 고사리를 먹고 집단폐사하는 사건이 일어나 식용식물인 고사리에 대한 인체 위해 여부가 체계적으로 연구돼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축위생연구소 황의경연구원팀(조직병리연구실)은 89년8월 강원도 양양지방의 한 방목지에서 집단폐사한 8마리의 한우에 대한 사인을 조사한 결과 이들 소가 다량의 고사리를 뜯어먹어 생기는「고사리중독증」에 걸려 있었음을 최근 밝혀냈다.
소의 이같은 고사리중독증은 지난 80년 제주대 양기천교수(축산학과)가 제주지역에서 소의 발병상태를 보고한 후 내륙지방에서는 처음있는 일이지만 학계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고사리중독증 사례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축위생연구소의 진영화연구원(임상병리실)은 『고사리중독증은 고사리에 있는 몇몇 독성분이 다량 소의 몸안에 축적돼 일어난다』며 『특히 풀을 주식으로 하는 초식동물은 고사리 중독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고사리의 독성성분중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비타민B1을 분해하는「티아미네이즈」라는 효소로, 이 물질은 말·돼지 같은 가축은 물론 사람에게도 똑같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대 채범석교수(생화학)는『그러나 티아미네이즈는 일종의 단백질로 고사리를 삶거나 끓일 경우에는 열에 의해 변형돼 제대로 독작용을 못하므로 날로 먹지 않는 한 인체에 큰 피해는 없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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