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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파헤친 오대양 사채고리/사회(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집단 변사·자수동기등 의혹/호우피해 골프장 난립 때문
○세모 유사장 출국금지
○…베일에 가려있던 송재화씨(45·여)와 (주)세모 유병언 사장과의 관계가 검찰의 수사와 언론의 끈질긴 추적으로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한주였다.
세모직원과 구원파 신도들은 이번에도 실체를 폭로한 박찬종·김현의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내고 무더기로 몰려가 시위를 벌이는등 「구태」를 반복했지만 검찰은 유사장등 관련자 27명을 출국금지 시켰고 송여인에게는 현상금 5백만원과 1계급 특진까지 내걸었다.
우선 오대양 박순자씨가 송씨에게 21억원을 송금한 은행구좌가 확인됐고 송씨가 광주·서울에서도 사채를 끌어모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돈의 행방」이 수사의 초점이 됐다.
검찰수사는 사채의 행방을 통해 오대양 박순자씨 및 다른 신도들의 돈이 송씨와 유사장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치중했지만 언론은 한걸음 더 나아가 오대양암매장사건 관련자들의 자수동기와 87년의 32명 집단변사가 과연 자살이었는지의 여부,세모와 구원파사이의 관계등 전체적인 부분에 대한 추적을 다투어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세모가 서울 염곡동에 집단부락을 만들어 살고 있고 ▲송씨가 타고다니던 승용차가 세모소유이며 ▲송씨가 최근까지 구원파가 경영하는 식당에서 일해왔고 ▲유사장이 민자당 후원회원이라는 사실등이 밝혀졌다.
또 전국각지의 구원파교회와 구원파소유 건물들이 대부분 세모앞으로 근저당이 설정,거액이 대출됐음이 확인돼 오대양­송재화­유병언 구원파의 연결고리는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송씨가 83년 1월 구원파 부산교회에서 신도들에게 강연한 내용을 담은 녹음테이프가 중앙일보에 단독 입수돼 보도됨으로써 유사장과 송씨의 관계를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중부지방 59명 사망·실종
○…21일 수원·오산을 중심으로 경기일원에 최고 2백18.1㎜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59명이 사망·실종되고 모두 50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특히 용인에서 일가족 5명이 무너져내린 흙더미에 매몰돼 숨지는등 곳곳의 매몰참사·농경지 유실사태의 원인이 골프장 난립때문으로 밝혀져 또다시 「인재」라는 비판이 일었다.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불도저로 산을 마구 깎아 엄청난 양의 토사가 빗물에 휩쓸려 쏟아져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한편 예측하지 못한 이번 「기습호우」에 대해 기상청은 『현장비로는 반경 20㎞이내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국지호우」는 예측불능』이라고 밝혔다.
25일에도 춘천 3백8.5㎜ 등 강원·경기북부에 또다시 장대비가 쏟아져 20명이 사망·실종됐으나 장마전선은 제주 남쪽까지 물러가 사실상 장마가 끝난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있으나 9호태풍의 진로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형세다.
○외화 1백43억원 밀반출
○…외화송금업체를 통해 55억원을 해외로 밀반출한 삼미유통 김현기 부사장 등 6명과 업자 등 11명이 검찰에 구속된 사건은 이들이 빼돌린 돈이 1백43억원으로,지금까지의 외화 도피사건중 최대규모였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외화를 빼돌린 사람중엔 호화로운 외국생활을 위한 부유층과 사치성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여행사 대표,전자부품 밀수대금을 지불하기 위한 기업인이 망라돼 국제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국가경제를 외면한 일부계층의 부도덕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건대 입시부정 회오리
○…2월초부터 건국대 노조·학생회 등에 의해 의혹이 제기되어온 건대 입시부정이 교육부의 뒤늦은 특별감사로 밝혀져 교육계에 또한차례 파문이 일었다.
감사결과는 2월에 퇴임한 김용한 전총장과 직원 2명이 3년간 49명을 부정입학 시켰다는 것으로 대학 수뇌부가 직접 개입했고 컴퓨터에 입력된 성적을 조작하는 방법을 썼다는 점에서 대학사회 도덕성의 현주소를 드러낸 사건이었다.<김종혁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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