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묻어둘 주식 어떻게 찾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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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2년차인 A 씨. 종자돈 1000만 원을 주식으로 굴릴 생각이다. 3년 뒤 결혼할 생각인 그는 안정적인 수익률로 결혼 자금을 불려 줄 알짜 주식을 찾고 있다.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운용 목적이 결혼 자금 마련인 만큼 원금이 크게 훼손돼서는 곤란하다. 3년뒤인 2010년까지 장기 투자해도 될 '믿음직한' 종목을 고르는 묘책이 없을까. 증권 전문가들이 말하는 7가지 원칙을 정리해 본다.

1.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아라

성공 투자의 관건은 기업의 경쟁력이다. 장기 전망이 밝은 업종 내에서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닌 기업을 찾아야 한다.

장득수 슈로더투신 상무는 "과거 10년 동안 연간 이익이 꾸준히 증가한 기업 가운데 향후 전망이 밝은 종목에 종자돈을 묻어야 한다"며 "과거 주가 추이와 배당 성향도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주식에 장기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경쟁력"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기업인지 외국 기업에 잠식 당하는 기업인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2. 경영진의 성격을 파악하라

기업 경영진이 지나친 언론 플레이나 떠들썩한 봉사활동보다 본업에 충실할 때 기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기업 경영도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경영진이 본업에 충실하면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3. 종목수 5개를 넘지마라

싼 종목을 많이 가지려는 욕심은 금물이다. 바구니에 종목이 너무 많아지면 충분한 사후 관리가 힘들어질 수 있다. 종류가 많다고 부자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종목 수는 5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장득수 슈로더투신 상무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에 장기 투자할 때는 종목 수를 5개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며 "매수한 후 기업의 펀더멘털과 업황을 점검하려면 포트폴리오를 슬림하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재훈 부장 역시 "투자자금이 1000만 원 내외라면 3개 종목으로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3000만 원 이상이어도 5개 종목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4. 주가보다 시가총액을 보라

투자자 중에는 10만 원이 넘는 종목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는 이들이 있다. 비싼 주식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앞서기 때문이다.

김한진 부사장은 주가보다 시가총액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기업의 가치는 주가보다 시가총액으로 평가된다"며 "액면가도 고려하지 않은 채 주가만 보고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절대적인 주가 수준이 높아 비싸 보여도 시가총액이 낮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시가총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해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적정하게 평가받고 있는지 판단하는 한편 EV/EBITDA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EV/EBITDA는 기업가치를 세금 및 이자지급 전 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 가치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몇 배로 평가받는지를 나타낸다.

5. 묻어둔다고 내팽겨치지는 말라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은 성공하는 주식투자 전략 중 한 가지로 인내력을 제시했다. 장기 투자를 생각하고 신중을 기해 고른 종목을 남의 말만 듣고 팔거나 단기적인 조정을 참지 못하고 손절매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한 번 자금을 묻은 주식은 쳐다보지 않는 것이 상책일까. 전문가는 장기투자가 주식을 한 번 매수한 후 내팽겨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조재훈 부장은 "업황이나 글로벌 경쟁 구도에 변화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한 기업에 대한 뉴스를 항상 주시해야 한다"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기업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한편 향후 이익 전망치를 확인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6. 하락시 대응책을 미리 세워라

시장이 아닌 기업을 사서 장기 투자하기로 마음먹어도 단기 시황에 마음이 약해지게 마련이다. 시장 전문가는 조정이 나타날 때 주가 하락의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손절 원칙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득수 상무는 "단기 수익률에 얽매여 조정에 휘둘리기보다 주가가 하락할 때 북핵과 같은 돌발변수나 시장 수급에 의한 것인지 펀더멘털의 훼손에 따른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주가 변동성에 대해 인내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투자에 앞서 연간 목표 수익률과 주가 하락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7. 조정을 이용해 추가 매수하라

장기투자의 기본적인 개념은 좋은 주식을 꾸준히 늘려가는 것이다. 기업 펀더멘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하락할 때 손절매를 할 것이 아니라 저평가되었을 때 추가 매수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한 종목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주가 하락 원인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김한진 부사장은 "경쟁사가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거나 가격 변수가 불리해지는 상황을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눈에 콩깍지가 덮이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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