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새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 국내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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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선보인 새 PC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를 '디지털 생활의 중심(허브)'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내놓은 것이다. 개발 기간 5년, 들어간 비용만도 60억 달러(약 5조6000억원)에 달한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비스타 출시를 앞두고 미국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 한 극장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은 디지털화되고 있다"며 "비스타는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열쇠다"라고 선언했다.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윈도 비스타는 멀티미디어와 오락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윈도 비스타의 화면 오른쪽에 있는 사이드바에는 다양한 도구(가젯)가 들어간다. 여기에 라디오와 TV수신기 등을 넣어두면 별도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아도 TV를 보고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증권 정보와 뉴스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동영상과 사진도 쉽게 관리하고 편집할 수 있다. 캠코더로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해 DVD를 만들 수 있다. PC 내부에 있는 사진을 검색하면 촬영 연도나 종류 등에 따라 사진을 알맞게 정리해 주고,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 눈이 빨갛게 나오는 적목(赤目) 현상도 바로 수정해 준다. HD-TV나 MP3 플레이어, 게임기 등과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해 PC를 중심으로 콘텐트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들이 다양한 기기에서 동영상.음악.게임을 하지만 그 중심에는 비스타가 설치된 PC가 자리하도록 하겠다는 게 MS의 의도다.

◆구글과의 경쟁 치열할 듯=윈도 비스타는 PC 내부와 외부 검색기능을 개선했다. 이전에는 내부의 파일 이름만 찾을 수 있었지만 비스타에선 파일 내부 정보를 모두 검색할 수 있다. 특정 단어를 검색창에 넣으면 단어가 포함된 문서와 멀티미디어 파일, e-메일 등을 한번에 볼 수 있다. 비스타에 내장된 인터넷 익스플로러7도 검색기능이 강화됐다.

특정 검색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별도의 창에서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다분히 검색 1위 업체인 구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PC 내부 검색 프로그램인 구글 데스크톱 등을 내놓고 있다.

MS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발머는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리눅스 등 무료 운영체제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구글과 같은 광고와 연계된 사업에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MS의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은 8% 수준으로 구글의 51%에 크게 뒤지고 있다.

◆끼워팔기 논란 계속될 듯=비스타에는 바이러스 퇴치와 자녀보호 기능 등이 추가됐다. 이는 보안소프트웨어 업체나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유료로 공급하는 것들이다. 동영상 편집기능과 사진 수정기능도 이를 공급하는 전문업체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비스타를 둘러싼 끼워팔기 논란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도비와 리얼네트웍스 등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윈도 비스타와 관련한 MS사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비스타 PC도 출시=국내 PC사용자는 대부분은 윈도 비스타가 설치된 PC를 구입하면서 새 운영체제를 사용하게 된다. 국내 PC업체들은 이날부터 비스타 PC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노트북 10가지, 데스크톱 20가지를 내놓았고 LG전자도 노트북 9가지, 데스크톱 8가지를 선보였다. 삼보컴퓨터는 슬림형 데스크톱과 노트북 4종, 휴렛팩커드(HP)는 터치스크린 PC와 노트북 등을 출시했다. 업체는 대부분 비스타 PC에 최소 1GB의 메모리를 달고, 미디어센터 기능이 들어간 '윈도 비스타 홈프리미엄'을 운영체제로 채택했다.

한국MS 박준석 이사는 "국내 PC업체들은 윈도 비스타 출시를 계기로 일단 고급 PC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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