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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대접 받는 「환경영향 평가」/정부기관서 잇따라 무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신도시·지하철 7호선도 외면/쓰레기·소음·먼지 무방비/대구·경북공사도 17곳 안지켜
부실시공으로 말썽을 빚은 분당·일산·산본·평촌등 신도시아파트 건설공사가 당초 환경영향평가협의때 조치키로 약속한 쓰레기·소음·먼지 등에 대한 대책을 전혀 마련치 않은채 강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환경문제에 대한 무관심과 함께 스스로 만든 법을 예사로 무시하는 행정관청에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고 착공된 서울시 지하철7호선(상계∼광명간 42㎞)공사의 경우 착공 8개월째인 지금까지 영향평가서를 환경처에 내지 않고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구·경북지역의 택지개발사업등에서도 영향평가 협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아 「법따로 행정따로」의 행태를 드러냈다.
◇신도시=18일 환경처가 신민당 정기영의원(보사위)의 요구로 국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최근 신도시아파트 건설사업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의 이행여부를 환경처가 조사한 결과 오염방지 조치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처는 1차적발후 경기도·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개발공사등 사업주체측에 세차례나 협의내용 이행을 촉구했으나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주택공사의 경우 군포 산본지구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안산∼금정간 전철주변의 소음방지조치등 3건의 협의내용을 개선치 않았고 한국토지개발공사는 분당지구에서 쓰레기의 운송도로와 적환장설치등 4건의 협의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을 비롯,고양 일산·안양 평촌지구등 모두 3곳의 건설현장에서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10건의 보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하철·기타=서울시는 지하철5,7,8호선과 도시고속도로(성산대교∼월능교간 19.2㎞)건설공사를 환경영향평가없이 지난해 무단착공해 말썽을 빚었으며 이가운데 지하철7호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처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이 6월까지 대구·경북지역 택지개발사업장등 55곳을 대상으로 영향평가 이행여부를 조사한 결과 토지개발공사가 추진중인 칠곡지구 택지개발사업,대구도시개발공사의 지산택지개발등 17곳 사업이 하수종말처리장건설등 협의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응·대책=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김학재 차장은 『지하철 공사중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 대해 공기상 공사를 우선 진행중』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현재 환경처와 긴밀히 환경영향평가 문제를 협의중이므로 빠른 시일안에 문제의 소지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개발공사측은 『우리는 비교적 환경측면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편』이라며 『속히 용역회사와 계약을 체결,사후환경보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제도가 겉돌고 있는 것은 규정을 어기더라도 환경처가 시·도에 이행촉구·사업중지 요청만 할 수 있는등 「행정지도적」성격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으로 제도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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