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미시마 유키오 할복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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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의 자살 의식은 유명하다. 특히 칼로 배를 가르는 할복자살은 봉건시대 이후 '사무라이 정신'으로 대변된다. 지난 70년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 역시 이러한 극우 일본의 모습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그해 11월 25일. 일본에서 '노벨상을 받지 못한 노벨상급 작가'로 추앙받던 미시마는 추종자 4명과 함께 육상자위대 총감부에 난입해 평화헌법 개정, 천황제 실시를 주장하며 자위대 궐기를 부르짖다 할복자살, 전세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지금 일본 혼을 유지하는 것은 자위대뿐이다. 일본을 지킨다는 것은 피와 문화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너희는 사무라이다. 자신을 부정하는 헌법을 왜 지키고 있단 말인가"

'칠생보국' 글자가 적힌 머리띠를 두른 그는 이 연설을 남긴채 1000여명의 자위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준비한 일본도로 배를 가르고 창자를 꺼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조수가 목을 쳐주었다. 전통적인 사무라이 방식이었다.

1925년 도쿄에서 관료의 아들로 태어난 미시마는 일찍부터 문재를 인정받았다. <가면의 고백><금각사>등 수작을 계속 발표해 일본에서는 '전후 최대의 작가'란 평가를 받으며 노벨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의 자살 이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해 노벨상이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돌아가 그에 대한 예술적 좌절도 한몫했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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