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BDA 자금동결 해제 2차 회담 "상당한 합의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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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처리를 위한 미국과 북한 간의 협상이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양측 협상 대표인 오광철 북한 국가재정금융위원회 부위원장(左)과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금융범죄담당 부차관보(右)가 각각 협상장으로 향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오광철 북한 국가재정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과 두 번째 '금융회담'을 하기 위해 3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2400만 달러) 처리에 관한 회의다. 미국 측 협상대표인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금융범죄담당 부차관보는 이미 사흘 전에 베이징에 왔다.

양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 베이징의 미국 대사관에서 3시간 동안 만났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회의가 끝난 뒤 숙소인 세인트레기스 호텔(國際俱樂部飯店)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성취한 것이 있다면 북한 측과 함께 더 작업을 하고 논의를 하는 틀을 마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1일 아침 북한 대사관에서 다시 회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 소식통은 "양측이 그동안 궁금한 내용을 담은 질문서를 교환하면서 협의를 진행해 왔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팀의 한 관계자도 이날 오전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와 미국 대표단은 두 나라 대사관을 오가며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기자 선생들과 자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회담을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 관련 당사국 간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3단계 제5차 북핵 6자회담을 다음달 8일 베이징에서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6자회담은 지난해 12월 18일 베이징 회동 이후 약 50일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지난 2차 회담에서 의장국인 중국이 ▶비핵화▶미.북 관계▶북.일 관계▶대북 에너지 지원▶동북아 안보 등 5개 실무 그룹 설치를 제안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그는 이어 북.미 간 금융회담의 성과와 이것이 6자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중국은 금융회담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양국이 6자회담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북.미 회담에서 일정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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