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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한국도 천식환자 모임 조직 지식 나누고 캠페인 벌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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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시아환자연합 결성식에 참가한 이왕표 프로레슬러(右)가 대만 천식홍보대사인 모델 재클린 리와 포즈를 취했다.

"국내에 천식환자가 300만 명에 이르고, 발작으로 사망하는 환자만도 4000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수치는 천식이 국내에서 심각한 질환임에도 아직까지 치료의 사각지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17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환자연합(AAPC) 결성식에 한국 환자 대표로 참석한 이왕표(세계레슬링연맹 회장) 프로레슬러. 이 선수 자신도 10여 년 전 천식에 걸려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지만 한동안 천식 발작을 단지 나이가 들어 폐활량이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병원을 찾아간 것도 알레르기 비염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검사를 해보니 천식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요. 놀랍게도 치료 이후 제 삶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발작을 조절할 수 있으니 호흡에 대한 불안감 없이 정상인처럼 생활하고 있어요." 하루 한 번 흡입제 사용만으로 거친 시합은 물론 하루 4시간 이상의 연습과 등산도 무리 없이 해낸다.

그가 AAPC에 참가한 것은 국내에서 환자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

"AAPC 활동 목적은 천식 증상을 장기간 조절.유지토록 환자를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도 예방에 두 배 노력을 기울이면, 사망률이 네 배나 줄어든다는 통계가 소개되기도 했지요. 그러나 현재 아시아권에선 이 같은 교육과 계몽이 부족해 천식발작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유럽.미국의 두 배에 이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천식을 극복하기 위해선 자신의 상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천식기구(GINA)가 검증한 5개 문항의 천식조절검사(ACT)를 통해 증상과 치료과정을 평가해 봐야 한다.<자가평가표 http: healthcare.joins.com 참조>

하지만 안타깝게도 환자는 물론 의사들조차 이 같이 공인된 환자 평가 도구에 익숙하지 않다 . 따라서 AAPC에선 의료 전문가그룹이 천식환자를 치료.관리할 때 국제적으로 인정된 방법을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사업도 펼친다.

이왕표 선수는 이번 결성식 참가를 계기로 국내에 영향력 있는 천식 환자 모임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 AAPC 결성에 10개국이 참가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서둘러 환자모임을 만들어 외국 환자들과 함께 지식을 공유하고, 천식에 대한 대중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캠페인을 벌여야 합니다. 이것이 천식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의료비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지요."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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