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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효과 … 공항에서 공항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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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3월 인천 운서동~서울 방화동을 잇는 국제공항철도 개통을 앞두고 주변 주택시장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개통을 2개월가량 앞둔 이 일대에선 벌써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가격도 오름세다.

하지만 전철 개통 재료가 이미 가격에 많이 반영돼 있어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꿈틀거리는 주변 집값=국제공항철도는 인천공항~서울역(61㎞)을 연결하는 복선전철이다. 이 중 1단계인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37.6㎞)이 3월 23일 개통된다. 인천국제공항.공항화물청사.운서.검암.계양.김포공항 등 6개 역이 들어선다.

계양역은 인천지하철 1호선, 김포공항역은 서울지하철 5호선과 각각 환승돼 인천이나 서울로 오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열차는 모든 역에서 정차하는 일반열차(12분 간격)와 지정좌석제로 김포공항역 한 곳에만 서는 직통열차(60분 간격)로 운행된다.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일반열차 33분, 직통열차 28분이다.

김포공항~서울역(20.7㎞)의 2단계 구간이 2009년 말 완공되면 인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일반열차로는 53분, 직통열차로는 45분에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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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철도 개통 호재를 업고 인천 중.계양구 일대의 아파트값이 꿈틀댄다. 특히 중구 운서동 운서역 일대 아파트 값이 강세다. 전철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인근 영종지구의 토지보상금이 가까운 이곳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운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금호베스빌 2차 31평형은 최근 두세 달새 2000만~3000만원 오른 3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창보밀레시티 31평형도 2억3000만~2억9000만원으로 한 달 새 500만~1000만원가량 호가가 올랐다.

운서동 파크빌공인 유대현 대표는 "전철 호재로 그동안 많이 올랐지만 개통 뒤에도 10~20%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이 많다"며 "공항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하루 3~4건씩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암동 검암역 주변은 검단 신도시 개발 호재까지 겹쳤다. 이달 초 3억2000만원이던 검암1지구 서해그랑블 32평형은 최근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인천지하철 1호선 귤현역과 환승되는 계양역 일대도 마찬가지. 귤현동 귤현IPARK 32평형은 지난해 말 2억5000만~2억7000만원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오른 2억8000만~2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현대공인 관계자는 "집 주인들이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보고 가격을 10~15% 올려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 실수요 겸한 투자가 안전=공항에서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는 공항 운영에 따른 각종 규제사항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특히 운서역의 경우 고도제한지구로 묶여 4~5층 이하 저층 아파트가 대부분으로 시세 형성에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변 10층 이상 고층 아파트와 비교해 저층 아파트값은 평당 300만~400만원 정도 싸다.

검암역과 계양역 주변은 아직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아 기반시설이 크게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단지 내 상가 등 자체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대단지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신설 역세권 아파트는 투자 시기 선택도 중요하다. 전철 개통이 임박했을 때는 대부분 값이 오를 만큼 올라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를 찾기 힘들다.

기존 아파트에서 매물을 찾기 힘들면 새로 입주하는 단지를 노리는 게 낫다. 다음 달 검암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인천시 서구 불로동에서 금호어울림 32평형 412가구가 집들이할 예정이다. 5~6월엔 신명스카이뷰와 삼라마이더스빌 중소형 230여 가구가 입주한다. 멀리 본다면 분양 아파트에 적극 청약할 만하다. 올 상반기 9개 단지 37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금호건설이 다음달 1일부터 운서역 인근에서 30~40평대 300여 가구를 청약 접수한다. 계양역에서 가까운 계양구 박촌동에서 남광토건과 한양이 6월에 모두 580여 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2009년 개통 예정인 서구 심곡동 청라역 인근인 청라경제자유구역에서 상반기 10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 등으로 집값이 앞으로 크게 오르긴 어렵기 때문에 실수요 위주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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