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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후보 9명 선정/선정과정과 후보들의 면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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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현·전 보직교수가 대부분을 차지/조순 전 부총리 외부인사론 유일/9일 2차투표… 16일 3차서 2명 추천
서울대 총장후보선정위원회(위원장 이일해 수학과교수)는 5일 오후 제19대 총장 예비후보에 김영국 부총장(61·정치학)등 서울대교수 8명과 조순 전 부총리(63·전 경제학과교수) 등 모두 9명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개교이래 처음으로 「전체교수의 직접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치러지는 서울대 총장선출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이번 예비후보 9명중 현직교수가 아닌 외부인사로 조순 전 부총리가 선정됨에 따라 조 전부총리의 총장선출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단과대·대학원 교수 46명으로 구성된 서울대 총장후보선정위원회는 5일 선정위원 46명중 44명이 참가,연기명투표를 통해 다득표순으로 예비후보를 선정했다.
후보선정위는 당초 10명의 후보를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한표만을 득표한 10등후보가 3∼4명 생김에 따라 9명만 뽑았다.
투표결과는 공식발표되지 않았으나 김종운교수(62·영문학)와 김영국 현 부총장이 가장 많은 득표를 했으며 조 전부총리도 상당한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선정위는 앞으로 이들 예비후보들로부터 교육관·시국관·정부관·학생관·총장출마의사 등을 청취한 뒤 9일 투표를 실시해 다시 5명을 선출하게 된다.
이들 5명은 16일 전임강사 이상의 직접투표를 통해 교육부에 추천할 최종후보 2명으로 압축되게 된다.
지금까지 선출과정중 최대이변은 조 전부총리의 예비후보선정.
당초 현직교수가 아닌 외부인사는 입후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보선정위가 3일 외부인사도 가능하다고 결정했었다.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김종운교수는 부총장·교무처장 등 보직을 두루 거쳤고 교수들 뿐만 아니라 교직원·학생사이에서도 신망을 얻고 있다. 보수성이 강한 서울대 풍토에서 대표적인 비관료적 온건 원로교수로 꼽히고 있으나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국교수는 현 부총장으로 사회대학장을 거쳤으며 측근교수들이 많고 업무추진능력이 탁월한데다 대외적으로 「발이 넓다」는 평. 또 교수사회에서 합리적 인물로 평이 나있어 역시 유력한 후보.
이수성교수(52·법대)는 5공때 학생처장시절 소신을 내세우다 「기관」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으며 교수투표로 뽑힌 초대 법대학장으로 유명하다. 대학자율화와 민주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평.
이광호교수(60·의대)는 전체교수 1천3백여명중 3백여명 이상을 차지하는 의대·치의대교수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강점.
배재식교수(62·법대)는 전 법대학장으로 교수사회에서 덕망이 높고 법대측에서 강력히 밀고 있다는 후문.
전용원교수(60·공대)는 전 교수협의회 회장으로 인간관계가 좋고 교수수가 많은 공대에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규교수(57·농대)는 현 농대학장으로 대외교섭·업무추진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연구업적도 우수하다는 평가.
하두봉교수(60·자연대)는 전 부총장으로 겸손하고 소신있는 태도때문에 교수사회에서 덕망이 높아 일찍부터 「총장감」으로 지목돼왔다.
조순 전 부총리는 관직 경험과 함께 연구·저술업적을 학내외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지명도가 높다는게 장점이다.
그러나 2년여동안 학교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지지를 받게 될지 의문이며 아직 출마여부에 대한 본인의 의사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총장선정위는 총장후보 선출기준으로 연구업적·지도력·업무추진능력·대학자율화와 민주개혁의지 등을 제시해놓고 있다.
또 교수협의회·총학생회측은 『차기총장후보는 대학자율과 사회개혁을 추진할 민주적 인사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어 「민주의지」가 중요한 선출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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