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에 모인 삼성 경영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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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 불만으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27일 "오해하지 말라"며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 장인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치아 치료 때문에 출근을 못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계라도 좀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음주 월요일(29일)에 출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16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때 승진하면서 정보통신총괄에서 기술총괄(CTO)로 보직이 바뀌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 CTO 자리는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이 부회장이 윤종용 부회장 후임 경쟁에서 사실상 밀려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 부회장 후임으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을 맡은 최지성 사장도 이날 저녁 빈소를 찾았다. 그는 휴대전화 세계 1위인 노키아를 따라잡을 방안을 묻자 "3개월이나 6개월 안에 뭘 바꾸는 것은 어렵겠지만 1년만 기다려 달라"고 대답했다. 또 "항간에 나도는 삼성의 '중저가 폰' 개발설은 모두 추측일 뿐"이라면서도 가까운 시일 안에 신제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올해 경영실적에 대해 "계획(약 20조원)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빈소를 찾은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일본 마쓰시타의 PDP 대규모 증설과 관련 "(삼성SDI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PDP만 생산하는 마쓰시타가 LCD 생산업체와의 경쟁에서 위기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라며 "삼성SDI도 지난해부터 화질을 개선한 신형 패널을 잇달아 개발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파나소닉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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