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세계 테러 경계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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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라크 저항세력이 무차별 총공세에 나서자 미국 등 서방국들은 물론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모든 나라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알카에다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이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드 알 아드하(이슬람 명절) 때 알카에다와 모든 무슬림은 폭군들의 머리를 신에게 바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는 내년 2월께 9.11과 맞먹는 초대형 테러 발생을 예고하는 것이다.

미국은 21일 알카에다가 이라크 파병 여부와 관계없이 전세계에 자살 폭탄공격, 비행기 납치 등의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고 테러 경계령을 내렸다. CNN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테러리스트들이 해외 미군 시설에 테러를 자행할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또 이라크 주둔 미군당국은 무력저항 활동을 한 혐의로 총 3백7명의 외국인 용의자를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미군 대변인이 22일 밝혔다.

일본 정부는 22일 이라크에 파병하면 일본 본토를 공격하겠다는 알카에다의 위협이 제기됨에 따라 테러 경계를 강화했다. 다카시마 하쓰히사(高島肇久)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보도가 있었음을 알고 있으며 (알카에다의) 메시지의 진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를 확인할 만한 정보원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여하튼 대테러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파리와 체코 프라하 등의 미국.영국 대사관에 대한 경계가 강화됐으며 아테네와 베를린의 미국.영국 대사관 진입도로는 차단됐다. 터키 경찰도 이스탄불의 프랑스.독일.이탈리아 영사관 진입도로를 봉쇄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자국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추방할 계획을 세우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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