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사스' 유럽 덮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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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제2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라 불리는 악성 독감이 나타나 독일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수주일 전 영국과 스페인에 상륙,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독일에도 출현해 조만간 유럽 전역으로 퍼질 기세라고 일간 빌트가 22일 보도 했다.

작센주 보건부는 사업차 최근 영국에 체류했던 켐니츠시의 한 주민(48)이 신형 독감에 감염됐다고 확인했으며 동부독일 튀링겐에도 15명의 환자가 유사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인들은 지난해에도 독감으로 1만6천여명이 목숨을 잃어 신형 독감의 출현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형 독감은 갑자기 발병해 환자를 수주간 기진맥진 앓게 하다가 죽음으로 몰아가며 특히 유아와 노약자에게 치명적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변형 바이러스의 원조는 중국의 '푸지앤'바이러스로 밝혀졌다. 앞서 중국에서 신형 독감이 옮아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이미 1천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인플루엔자국의 클라우스 슈토르 박사는 "언제 이 신형 독감이 가장 활발하게 번지게 될지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유럽인들이 이번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는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독감의 균주가 시기적으로 너무 늦게 나타난 탓에 예방백신을 만들 때 대응책을 충분히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면역체계가 약한 유아, 60세 이상의 노인, 천식환자, 당뇨병 환자와 심장질환자들은 의사와 상의해 반드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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