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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충격 제의 '5억이라니!'

중앙일보

입력

사실이라면 너무 충격적이다.

비공식적으로 확인된 정보에 의하면 시애틀 매리너스가 20일(이하 한국시간) 이승엽(27) 측에게 삼성에서 지급한 연봉(6억3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5억4000만원 정도(45만달러 선)의 연봉에 마이너리그에서 1년간 준비 과정을 거치는 계약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시애틀 방문을 마치고 21일 저녁 LA로 돌아온 이승엽 측은 '시애틀과의 만남에서 몸값과 계약 관련 사항은 하나도 오간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 타자 최초의 메이저리거를 준비 중인 이승엽(27)과 에이전트 존 킴(SFX사)이 벌이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의 머리 싸움이 미국 현지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승엽 측은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자세인데 상황이 좋게 돌아가는 것만은 아닌 분위기이다.

이승엽 측은 22일 가장 유력한 계약 상대인 LA 다저스를 찾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어서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LA 다저스 측은 일찌감치 선을 긋고 나섰다. 존 올긴 홍보 실장은 "(농담이지만) 1000만달러(약 120억원) 얘기가 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승엽이 댄 에반스 단장, 스카우트 책임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라고 만남의 성격을 밝혔다.

물론 이승엽 측과 다저스 구단의 만남은 의례적인 자리의 의미가 강하지만 직간접으로 계약 조건 타진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서로의 처지를 감안, 외부에 알리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LA 다저스를 포함해 이승엽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각 구단들이 내놓은 액수는 대략 2년 간 36억 원(300만 달러) 안팎이다.

시애틀에서 20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연봉 5억4000만 원(45만 달러)의 조건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으로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지난 연말 3년 간 252억 원(2100만 달러)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미 메이저리그서 검증 절차를 마친 일본과 한국야구의 차이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너무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승엽의 빅리그 진출은 한국의 '국민타자'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선수와 현실을 강조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계약 내용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간스포츠=로스앤젤레스 노재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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