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프리랜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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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골프 선수는 야구 선수가 아니다."

미국 PGA 투어는 올해 플레이오프 시스템(연간 상위 성적 선수들만 연말에 최종 챔피언전을 벌이는 시스템)인 페덱스컵을 신설하고 '골프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미국) 때문에 애가 타고 있다.

대회의 성패를 좌우할 우즈가 시큰둥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우즈는 "골퍼는 야구나 농구 선수처럼 연봉을 받는 선수가 아니라 자유계약 선수다. 나가고 싶은 대회에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PGA 투어는 골프를 야구나 농구처럼 만들려고 했다. 정규리그에 모든 선수가 참가하고, 박진감 있는 플레이오프로 시즌을 마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PGA 투어 사무국은 우즈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우즈는 25일(한국시간) 시작되는 뷰익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올 시즌 첫 출전이다.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벤츠 챔피언십 등 이전에 벌어진 3개 대회는 우즈의 불참으로 지난해보다 싱거웠다.

우즈는 다음주에는 PGA 투어의 라이벌 기구인 유러피언 투어 대회가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떠난다. 우즈는 올해도 자신의 스폰서사인 뷰익이 개최하는 대회와 메이저대회, 그리고 상금 규모가 큰 WGC 시리즈 위주로 출전할 예정이다.

우즈의 반응이 이렇다 보니 어니 엘스(남아공), 레티프 구센(남아공),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유럽 출신 PGA 투어 선수들도 심드렁하다. 그들은 이번 주 유러피언 투어가 열리는 카타르에서 오일 달러를 벌고 있다.

미국의 종합지 USA투데이는 "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타이거 우즈다. 우즈가 모든 것의 성공을 결정한다. 우즈가 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그저그런 골프대회일 뿐"이라고 전했다.

우즈는 지난해 "올해 페덱스컵 모든 대회에 나가겠다"고 말했으나 농담인 듯하다. 매년 20개 정도의 대회에만 참가한 그가 올해 갑자기 스케줄을 대폭 변경할 리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 디마르코는 "우즈가 플레이오프에 나올지 안 나올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즈의 부인은 현재 임신 중이다. 올 여름 2세를 출산할 것이다. 우즈는 지난해 아버지를 잃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데이비스 러브 3세는 "우즈가 플레이오프 우승 상금 1000만 달러에 목을 맬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닉 팔도는 "플레이오프 제도의 첫 우승은 매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우즈가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겠느냐"며 우즈의 참여를 기대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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