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 이스라엘 대통령 일시 권한정지 요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이스라엘의 모셰 카차브(60.사진) 대통령이 성추행 혐의로 기소될 처지에 놓이자 대통령 직 일시 권한정지 요청을 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셋) 의장은 24일 카차브 대통령이 "기소와 관련, 일시 권한정지를 요청했다"고만 밝혔다. 이에 따라 카차브 대통령이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하루 전인 23일 카차브 대통령이 대통령 직위를 남용, 수년간 여직원 4명을 집무실에서 성추행.성희롱 한 증거가 있다며 기소 방침을 밝혔다. 유죄 입증 시 2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 단 한번도 현직 대통령이 기소된 적이 없었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현직에 있는 동안 면책특권이 있어 사임 뒤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 사법처리는 그의 7년 임기가 끝나는 올해 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회의 4분의 3 이상이 찬성할 경우 탄핵을 당할 수도 있다. 여기에 그의 하야를 요구하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카차브 대통령의 변호인은 "해고에 앙심을 품은 몇몇 전직 직원의 근거 없는 보복성 모함"이라며 "기소 결정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