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비뚤어진 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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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경이란 목 안 쪽에 있는 큰 근육인 흉쇄유돌근의 한 쪽이 짧아져서 머리전체가 옆으로 기울어져 바로 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얼마 전 외래를 찾아온 P군(16)은 어릴 때 목이 비뚤어져 12세 때 수술을 받았다고 했으나 수술 후에도 목이 완전히 바로 되지 않았다. 더욱 보기 싫게 눈에 띄는 것은 비뚤어진 얼굴이었다. 목이 비뚤어진 목의 얼굴이 전체적으로 휘어지고 눈의 위치도 달라져 있었다. 머리가 기울면 그 쪽 어깨 또한 따라서 올라가 상체 전체의 균형이 이상하게 비뚤어지고 자세가 나빠진다. 심한 경우에는 비뚤어진 목 얼굴 성장에도 지장을 초래하며 빨리 수술하면 정상화할 수 있다.
원인은 선천적일 수가 있고 후천적으로 흉쇄유돌근의 손상일 수도있다.
태어날 때 난산이어서 목에 있는 흉쇄유돌근의 지나친 견인으로 이 근육에 손상을 입어 생길 수도 있다. 대개 산부인과 의사나 소아과 의사가 한 쪽 목에 있는 딱딱하게 뭉친 근육을 만질 수 있으므로 진단이 가능하나 대개는 목이 자주 한쪽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긴 어머니의 관심으로 발견하게된다.
목옆의 딱딱하게 뭉친 근육은 보통 출생 후 2주간이면 발견된다. 동시에 어린이의 목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바로 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때 X선 검사를 통해 척추에 이상이 없는가를 검사해야 하며 척추에 이상이 없으면 근육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 근육 조직검사를 하면 정상적인 근육조직이 딱딱한 섬유조직으로 대치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이상을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효과가 크고 조기발견 여부에 따라 치료계획을 달리 세워야 한다. 늦게까지 방치한 경우는 목이 비뚤어진 목의 얼굴이 전체적으로 휘어지고 눈의 위치도 달라져 두개골과 눈 주위의 뼈, 위턱·아래턱 뼈, 즉 얼굴 골격 전부를 새로 갈라 재배치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생후 곧 진단된 경우는 목을 되도록 바로잡아 주면서 어린이가 자라는 것을 면밀히 관찰한다. 대개는 1년 전후해서 자연적으로 정상이 되나 그 이상 지속적이면 수술적 치료를 요한다. 때로는 어릴 때에는 정상적이다가 어른이 돼 목이 뒤틀리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눈을 자주 깜박이며 얼굴도 찡그리는데 이것은 근육 자체의 병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때는 약물 치료로 나을 수 있다.
결과는 물론 완전할 수가 없다. 3차원적인 얼굴모양을 다 갖춰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P군의 경우는 어릴 때 수술했으면 얼굴이 바로 자랐을 것이고 또 얼굴이 변화해도 좀더 일찍 수술했더라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텐데 시기적으로. 좀 늦은 감이 있었다.
조기치료와 늦은 치료가 얼마나 큰 차이로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백세민<서울백병원 성형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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