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V 『과학 200l』 진행-숙대 이과대학장 김명자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과학을 모든 사람들이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여류 과학자로서 단단한 이름을 얻고 있는 숙명여대 김명자 이과대학장 (47·화학·과학사)이 브라운관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 운동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TV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깔끔한 면모와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프로는 KBS-TV의 『과학 2001』.
한국방송사상 매우 보기 드문 과학 집중 시리즈물인 이 프로는 방송사 측이 「과학의 저변 확대」라는 목표를 갖고 지난 5월21일부터 매주 화요일 40분씩 (오후 11시∼11시40분) 방영하는 역작이다.
그동안 「세탁의 과학」「유리는 왜 투명한가」 「통신 위성」 「두뇌의 기능」 등을 그림·사진을 곁들여 재미있게 풀어나가 시청자층을 넓혀가고 있는 이 프로에서 김 학장은 프로 진행은 물론 프로기획·제작·편집에 이르기까지 깊숙히 관여, 알찬 내용을 유지해 가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TV에 얼굴 내비쳐 좋을게 없다』는 생각에서 방송사측의 제안을 고사했던 그는 『올바른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에 대한 국민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스스로의 다짐 속에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것.
그는 언뜻 거리감이 있을 듯 비치는 「과학과 여성」에 대한 편견을 씻어가면서 조심스러운 듯 신선하고 깔끔하게 프로를 진행해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대 화학과를 거쳐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한국과학사학회·한국 과학 저술인 협회 부회장으로 활약하면서 10여권의 저서와 역서도 내놓을 정도로 왕성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과학 기술 발달로 물질적 풍요를 누렸으나 이제 환경·정신적 측면 등에서 많은 문제점에 부닥치게 됐다』는 그는 『이런 문제 해결에는 범국민적 합심과 노력이 뒤따라야하며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과학 기술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 과학을 공부하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능력의 열세를 느낀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그는 『여성 과학 인력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어릴 때부터 남녀 차별 없는 교육, 여자 대학교 내 자연과학대의 영세성 탈피를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TV 과학 프로의 시금석이 될 이 프로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는 의욕을 펴 보였다. <고혜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