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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최고회의/「총리 비상대권」 부결/고르비,보수파 강력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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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블로프총리도 “대통령입장에 동의”
【모스크바 AP·AFP=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21일 발렌틴 파블로프 연방총리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해 경제개혁의 속도를 늦추려는 최고회의내 강경보수파 세력의 시도를 봉쇄함으로써 지난 1주일간에 걸친 이른바 「합법적 쿠데타」 움직임에 대해 승리를 거두었으며 소련국민들에게 「전시와 같은 단결」을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날 최고회의 연설을 통해 강경 보수파들을 강력히 비난한뒤 의원들은 파블로프 총리가 지난 17일 제시한 비상대권 요구안의 상정 여부 표결에 들어가 2백62대 24의 압도적 표차로 이를 기각시켰다.
파블로프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왜 언론은 내각이 비상대권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고 있는가. 이 문제는 상정되지도 않았다』고 말해 비상대권 요구안 철회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한편 자신과 고르바초프 대통령 사이에는 아무런 분쟁도 없으며 자신은 권력소재에 관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서방국가들로부터 개혁을 위한 경제지원을 얻으려는 자신의 노력을 옹호하면서 소련 언론이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협력을 구하는 것이고,자신의 서방선진7개국(G7) 정상회담 참가는 굴욕적인 구걸행각이라고 보도하는데 대해 분노를 터뜨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어 최고회의내 강경보수파 소유즈그룹의 공동의장인 빅토르 알크스니스 대령과 유리 블로킨의 이름을 지적,이들이 자신과 총리 사이를 이간시키고 최고회의와 내각,그리고 대통령간의 협력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개혁에 반대하는 자들 중에는 『현실을 보지 못하는 맹목적인 애국자들을 포함한 보수세력이 있으며 이들은 현재 상황을 소련의 멸망과 퇴보,그리고 자본주의의 노예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비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나치독일의 소련침공 50주년을 기념하는 TV연설을 통해 「힘과 규모면에서 유례없는 단결」로 나치독일에 대해 승리를 거둔 것처럼 지금 소련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이 「전시와 같은 단결」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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