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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특별함 그 이상! 벤틀리 플라잉 스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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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극소수만을 위한 차를 만들다 보니 경영난을 겪게 돼 주인이 롤스로이스를 비롯해 여러 번 바뀐 끝에 2003년 폴크스바겐에 편입됐다. 폴크스바겐에 인수된 이후 영국 크루(Crewe) 공장에서 생산되는 벤틀리는 폴크스바겐 페이톤이나 아우디 A8와 동일한 차체를 사용한다.

인천 영종도에서 시승한 벤틀리의 세단 플라잉 스퍼는 스포츠 쿠페 컨티네탈GT를 뒷좌석 전용으로 바꾼 차다. 그만큼 스포츠 성능이 뛰어나다. 겉모습은 50년대 벤틀리의 고유한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보닛의 엠블럼과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네 개의 원형 헤드램프 등으로 상징되는 정면 모습과 옆면을 타고 흐르는 우아한 선 등은 옛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인테리어는 영국 귀족풍이 그대로 드러난다. 시트와 실내 장식을 위해 소.양 11마리 분의 가죽이 사용됐다고 한다. 가죽 시트부터 도어 트림까지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크루 공장 부근에 살면서 대를 이어 벤틀리에 가죽 세공만 해주는 장인들의 작품이란다. 원목으로 만든 실내 장식은 영국차만의 독특함을 느끼게 한다.

플라잉 스퍼는 무려 550마력을 내는 6ℓ짜리 W12(V6 엔진 두 개를 붙여 놓은 형태) 엔진을 달았다. 시동을 걸면 벤틀리 특유의 으르렁거리는 엔진 배기음이 뒷좌석까지 살짝 들려온다. 벤틀리코리아 박해윤 과장은 "유럽 정통 스포츠카의 피를 이어받아 듣기 좋은 엔진 소리를 실내에서 들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4㎞ 직선 구간에서 마음껏 가속 페달을 밟아봤다. 계기판 속도계가 시속 300㎞까지 올라간다. 그래도 페달을 더 밟을 유격이 남아 있다. 2.5t의 거구를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5.2초밖에 안 걸린다. 스포츠카 페라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고속에서 코너링이나 주행 안정성도 흠 잡을 데가 없다. 공조장치 스위치는 밀고 당겨 여는 식으로 롤스로이스에서 본 스타일이다. 계기판은 스포츠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모두 원통형이다. 뒷좌석 공간은 경쟁 차종에 비해 넉넉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다리를 뻗을 수 있다.

변속기는 독일 ZF제 6단 자동이다. 핸들에 수동 변속이 가능한 패들 시프트가 달려 있다. 플라잉 스퍼는 뒷좌석 전용으로 타기엔 너무 아까운 차다. 드라이브를 즐길 의향이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차다. 가격은 2억9500만원.

영종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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