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미래 도로의 '점령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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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막을 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올해로 100회째 열린 것이다. 이번 모터쇼에선 GM.포드.크라일스러 등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참가 업체마다 미래 자동차의 신기술을 담은 다양한 컨셉트카를 내놓았다. 컨셉트카는 각 업체가 추구하는 미래 신기술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만큼 눈여겨볼 게 많다. 이번 모터쇼에선 최근 고유가 추세를 반영하듯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기술이 많이 소개됐다.

◆미래형 에너지 차=GM은 플러그인(Plug-in) 전기 자동차이면서 가솔린 엔진을 보완적으로 갖춘 컨셉트카 볼트를 선보였다. 플러그인 전기 차는 일반 가정용 전원(미국의 경우 110V)으로 충전하는 게 가능한 차. 볼트는 약 6시간 충전으로 64㎞를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출퇴근용으로만 사용하면 가솔린을 전혀 쓰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엔 3기통 1ℓ짜리 가솔린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해 가며 달린다. 볼트는 GM에서 일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김영선씨가 외관을 디자인했다. GM은 'E플렉스'라는 개념을 미래 자동차에 도입하고 있다. 전기 차를 기반으로 에탄올 등 다양한 보조 연료를 보완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차세대 친환경 전기 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GM의 전략이다. 이에 맞서 포드가 내놓은 에어스트림은 플러그인 전기 차에 수소 연료전지를 얹은 형태다. 캐나다 발라드사가 공급하는 수소 연료전지는 기존 것보다 무게와 값을 반으로 줄였다고 한다. 에어스트림은 레저용 다목적 차량으로 2열 좌석이 서로 마주보게 설계됐다. 차 옆문과 뒷문을 상하좌우로 자유자재로 열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인 게 돋보인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스포츠 컨셉트카 FT-HS를 발표해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앞서가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차는 최고 출력이 400마력에 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4초가 채 안 걸린다고 한다.

◆아기자기한 신기술들=재규어가 출품한 C-XF는 차 문을 열 손잡이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차 문 근처에서 손을 위아래로 살짝 저으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숨겨 놓았던 손잡이를 드러낸다. 내부 장치도 첨단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운전자의 손이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대시보드에 숨겨져 있던 운전석과 보조석을 위한 듀얼 스크린이 90도 회전하면서 나타난다. 포드의 컨셉트카 인터셉터는 파워풀한 운동성을 갖춘 '머슬(muscle.근육) 카'를 표방한다. 에탄올 연료를 쓰는 5ℓ짜리 대형 엔진을 장착해 400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뒷 좌석엔 충돌시 에어백처럼 팽창하는 기능을 지닌 첨단 안전 벨트를 장착했다. 크라이슬러가 컨셉트카로 내놓은 트레일호크는 오프로드 성능을 온로드에 결합시켰다. 옆면 유리창은 개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차체 안으로 완전히 접어 넣을 수 있다. 적재 공간 위쪽의 글래스 패널도 떼어낼 수 있다. 닛산의 컨셉트카 베벨은 태양전지가 장착된 글래스 루프를 갖췄다. 대형 글래스 루프 아래 설치된 태양전지에서 생산한 전기로 110~120V의 기본적인 전기 기구를 사용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 =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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