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에 정신세계사를 설립한 송순현(52)씨가 지금은 정신세계원을 맡고 정신세계사는 송씨의 서울대 철학과 동창인 정주득(51)씨가 이끌고 있다.
이 출판사의 첫 책인 '요가난다'는 송순현 정신세계원 원장의 기획이다. 송원장은 출판사를 내면서 평소 자신의 관심사였던 정신세계로 특화하기로 결정했다. 그 전에 이미 송원장은 마인드 컨트롤 단체에서 강의를 맡으면서 외국 자료를 많이 확보해놓은 터였다. 전공이 철학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출판사를 구상할 때쯤 고등학교 선배로 명상을 즐기던 건축가 김기석씨가 인도의 파라마한사 요가난다(1883~1951)라는 인물을 송원장에게 소개해줬다. 대중을 대상으로 깨달음을 전달해 성(聖)과 속(俗)을 연결하겠다던 송원장은 설립 취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그 책을 주저하지 않고 첫 책으로 잡았다. 인도에서 요가의 대중화에 성공한 요가난다가 여러 스승을 거친 끝에 진정한 스승을 만나 깨달음을 얻고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하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이 책은 출판 초기에 많이 팔리지는 않았으나 국내에 요가 매니어층이 형성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금까지 3만부가량 팔렸다. 상권 번역은 송원장을 비롯해 철학과 동기 5명이 나눠 했고 하권은 김정우 영남대 국문과 교수가 맡았다.
이 책은 판매 면에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으나 그 다음 책이 탄생하는 연결고리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 다음 책이 50만부 판매를 기록한 김정빈씨의 '丹'이다. 당시 성태용 건국대 교수가 '요가난다'를 읽고는 훗날 '丹'에 담기게 될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이다.
그 주인공이 바로 성교수의 먼 친척인 권태훈옹이었다. 출판사를 설립하던 그해였으니, 트렌드를 잡는 송원장의 혜안이 부럽다. 동화로 등단해 정신세계사 편집부에 근무하던 김정빈씨는 이 책 하나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면서 출판에서 손을 떼고 전업작가로 돌아섰다.
'丹'에 이어 '성자가 된 청소부' '털없는 원숭이' '자유를 위한 변명' '티벳사자의서' 등 베스트셀러가 연달아 터지면서 정신세계사는 당시 최고의 베스트셀러 출판사로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 책들은 지금도 꾸준히 팔린다.
'영혼의 스승들''겨레 밝히는 책들''정신과학 총서''새로운 세계의 열림' 등의 시리즈로 나온 책들이 총 3백여종에 이른다. 최근에 나온 책이 정재승의 '한민족의 시원을 찾아서'인 것을 볼 때 당초 설립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명진 기자
*** 바로잡습니다
11월 15일자 '행복한 책읽기' 섹션 B2면 '우리출판사 첫 책' 기사 중 '요가난다'의 번역자 김정우씨는 영남대 교수가 아니라 경남대 교수이기에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