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자주, 강해져… 새 지진대 진입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의 조산대 및 안정지괴의 지도. [출처=네이버 백과사전]

20일 오후 발생한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진앙지인 강원도를 비롯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고층 건물에서 심한 흔들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새 해 들어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10년 사이 지진 발생 빈도가 2배나 늘었다.

국내에서 정밀한 지진 관측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05년부터다. 이후 1세기 동안 한반도에서 6차례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936년 지리산 쌍계사 부근 지진을 시작으로 78년에는 9월과 10월 각각 충북 속리산과 충남 홍성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80년에는 북한의 평북 의주 부근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관측됐다. 이후 지난 2003년과 2004년에는 백령도 서남해안과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2년 연속으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일었다. 이 중 78년에 발생한 충남 홍성의 지진은 건물 118개 동 파괴.2명 부상 등 당시 화폐 가치로 3억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를 냈다.

관측 통계로 보듯 한반도 내 지진은 점차 잦게, 보다 강하게 발생하는 추세다. 90년대 초까지 연간 20번 정도 발생하던 지진은 2000년 이후 한 해 평균 40차례 이상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반도 지역에 새로운 지진대가 형성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열도를 지나는 환태평양 조산대가 한반도 활성단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진을 촉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전달해 활성단층대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가정이다. 이 가정에 의하면 점차 커지는 지진 규모도 같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남극대륙의 팔머반도부터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북아메리카의 코르디예라 .알래스카, 알류산 열도에서 쿠릴 열도와 일본 열도를 거쳐 타이완 .동인도제도 .뉴질랜드에 이어지는 4만 km 길이의 세계 최대의 조산대다. 안산암질 용암을 분출하는 폭발이 격심한 화산이 모여 있다. 지구촌 대부분의 지진이 이 지대에서 발생한다.

박연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