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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반지 본색' 살아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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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안정환(左)이 10일 수원의 첫 훈련에 합류해 차범근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볍게 뛰고 있다.[일간스포츠 제공]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안정환(31)의 강인한 프로 정신에 엄지 손가락을 추켜올렸다.

15일부터 경남 남해에서 시작한 전지훈련에서 기대 이상의 강한 체력으로 정상 훈련을 모두 소화하고 있는 데다 묵묵히 솔선수범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 6개월간의 공백을 우려하며 별도의 훈련을 지시하려던 차 감독은 하루 세 차례 강훈련을 따라오는 안정환에게 새삼 놀란 눈치다.

차 감독은 "이 정도라면 개막전(3월 3일) 때 조커가 아닌 선발로도 투입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부담이 컸는데 정상훈련을 소화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면서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2 대 2, 3 대 3 미니게임을 줄곧 해왔고 남산을 뛰어오르면서 근력을 유지해 왔다. 청소년대표 시절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안정환 영입으로 세 가지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는 것. 차감독은 "커리어 있는 선배가 말없이 훈련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훈련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술과 경험을 두루 갖춘 안정환을 다양하게 활용해 '팔색조 전술'을 완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미 안정환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차 감독은 브라질서 복귀하는 나드손과 독일 마인츠서 영입한 브라질 출신 에듀를 투톱으로 세우고 그 뒤에 안정환을 포진시켜 공격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차 감독은 "다양한 전술 변화가 가능해졌다. 미드필드 라인이 한결 편해졌다"고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꼽은 것은 안정환의 해결사 기질이다. 차 감독은 "안정환의 또 다른 장기는 예기치 못한 슈팅력이다"고 말했다. 큰 경기에 강한 안정환의 경험을 앞세워 지난해처럼 챔피언결정전과 FA컵 결승전서 무너지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차 감독은 안정환 상승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동료와 더욱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환을 보고 있으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이 생각난다. 당시 독일에 진출해 국내 선수들과 6년여 공백이 있었는데 경기중 내 뜻대로 볼이 투입되지 않아 아쉬웠다"며 "안정환 역시 이번 연습경기에서 똑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봤다. 호흡만 제대로 맞추면 뛰어난 골 결정력을 발휘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안정환은 "지금처럼 컨디션만 끌어올리면 개막전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해=최원창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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