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전문가들이 꼽은 올 펀드 트렌드 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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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 '해외 부동산과 주식의 만남'=글로벌리츠펀드는 전 세계 리츠(REITs)와 부동산회사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임대수입 등으로 배당수익을 챙길 수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주식 등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최근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적은 돈으로 전 세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해 평균 수익률이 28.12%에 달하는 등 성과도 좋다. 2005년 말 2000억원에도 못 미치던 판매액은 2006년 말 현재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부동산 거품 논란이나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점 등은 리스크 요인이다.

◆ '차세대 파워엔진'=브릭스(BRICs) 등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투자처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프런티어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프런티어시장은 신흥시장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틈새 시장을 일컫는다.

대표 주자가 '제2의 중국'으로 불리는 베트남이다. 지난해 성장률은 8%에 육박했다. 8400만 인구의 68%가 30세 미만이며 문자 해독률도 94%에 달한다.

한국운용.미래에셋맵스.농협CA운용 등이 이미 펀드를 출시했다. 대한투자증권은 16일 중국.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연구원은 "장기 투자자라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작은 시장 규모, 성숙하지 못한 시장 환경, 높은 변동성 등은 위험 요소다. 투자금 집중으로 시장이 단기간에 과열됐다는 점도 문제다.

◆ '지속 가능한 우량 기업에 투자'=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사회책임투자)펀드는 기업의 재무적인 관점은 물론이고 환경.사회에 대한 책임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같은 무형적인 가치에 주목해 지속 가능한 기업에 투자한다.

미국에서는 전체 펀드의 9.4%가 SRI펀드다.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SH운용이 2005년 11월 SRI펀드를 출시한 이래 1000억원 넘는 돈을 모았지만 대부분 도입된 지 3개월이 채 안 됐다. 게다가 SRI펀드가 사는 종목이 일반 대형주 펀드와 다를 바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렇지만 투자 수익률과 명분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해 SRI펀드 시장이 1조5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투자자의 인생 동반자'=라이프사이클 펀드는 투자자의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한다. 젊었을 때는 주식 등 변동성이 큰 자산에,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안정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한다.

현재 삼성웰스플랜.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연금투자신탁.푸르어드바이저재간접 등이 팔리고 있다. 대부분 주식 편입 비율이 다른 자(子)펀드를 만들어 가입자가 원할 때마다 펀드를 갈아타는 방식이다. 삼성웰스플랜의 경우 주식 투자 비율(20~80%)에 따라 7개의 자펀드가 있다.

미국은 펀드 규모가 1700억 달러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증권 신상근 연구원은 그러나 "노후를 대비한 금융상품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이프사이클펀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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