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성분표시제대로보자] 나트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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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소금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미네랄인 나트륨. 이 성분은 가공식품 포장지에 의무 표시돼 있다. '나트륨=소금'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소금 외에 육류.MSG(조미료).베이킹파우더 등 나트륨이 함유된 식품은 수두룩하다.

나트륨은 하루에 0.2~1g만 섭취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이를 따르자면 식도락은 포기해야 한다. 음식이 너무 싱거워져서다. 그래서 우리 정부와 세계보건기구는 나트륨의 하루 섭취 기준치를 '여유 있게' 2000㎎(2g)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 기준치도 준수하기 쉽지 않다. 국.찌개 등 국물 음식과 김치.젓갈 등 짠 음식을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 1998년엔 1인당 하루 평균 4.5g, 2004년엔 5.4g이나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손숙미 교수는 "나트륨(소금)을 많이 먹는 식사습관이 고혈압 유발은 물론 위암 발생과 관련이 있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족 중 혈압이 높은 사람이 있다면 식품에 표시된 나트륨 성분에 주목해야 한다.

예로 한 라면 제품의 포장지에 쓰인 영양성분표를 보자.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그림①>이다. 무엇을 기준으로 나트륨 함량을 표시했느냐다.

①에선 나트륨 함량 기준이 '1회 분량당'인지, '100g당'(또는 100㎖당)인지 살핀다. 여기선 '1회 분량당'이 기준이다. 따라서 라면 한 개(1회 분량)를 먹었을 경우 계산하지 않고 각종 영양소의 섭취량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②를 보자. 여기선 이 라면의 나트륨 함량(2370㎎)을 확인한다. 나트륨 양보다 소금량에 더 익숙하다면 이를 환산할 수 있다. 소금량은 나트륨 양에 2.5를 곱하면 얻어진다. 소금의 40%가 나트륨이어서다. 따라서 이 라면의 소금량은 2370×2.5=5925㎎(소금 외에 다른 나트륨 함유 식품이 없다고 가정할 때)이다.

끝으로 ③을 보자. 오른쪽의 '% 영양소 기준치'는 하루 영양소 섭취 기준치를 100이라고 할 때 이 식품 섭취(100g 또는 1회 분량)를 통해 얻는 영양소의 비율을 가리킨다. 여기선 나트륨의 '% 영양소 기준치'가 117%로 나타나 있다. 이는 이 라면 한 개를 먹으면 나트륨의 하루 섭취 기준치(2000㎎)를 17% 초과해 섭취한다는 의미다.

식의약청 박혜경 영양평가팀장은 "나트륨은 라면 등 가공식품뿐 아니라 김치.젓갈.고기 등 일반 식품에도 상당량 들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식생활에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영양성분 표시가 안 되는 김밥 한 줄에 배추김치를 먹었다면 하루 섭취 기준치(2000㎎)의 4분의 3을 먹은 셈이다. 된장찌개 한 그릇에 멸치볶음 한 접시, 동치미 한 그릇을 먹었다면 이는 거의 하루 섭취 기준치에 해당한다. 우동.칼국수 한 그릇이나 피자 두 조각만 먹으면 하루 섭취 기준치를 초과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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