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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즐길 거리」 많아야죠|어린이대공원 시민축제 주관 서울시설공단 장영호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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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공원을 그저 묵혀두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시민공원도 급격히 바뀌는 시민들의 생활패턴에 적응해야하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능동적으로 개발, 제공해야합니다. 시민편익과 함께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투자를 해야하고 경영합리화 측면도 강조돼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4월6일부터 6월2일까지 개최되고 있는 서울능동 어린이대공원의 시민대축제를 주관해온 서울시설관리공단 실무담당관 장영호씨(39)는 행사기간 중 무려 3백만명을 웃도는 서울시민들을 환상적인 축제무드에 휩싸이게 했던 숨은 주인공이다.
경직되기 쉬운 공공기관의 허울을 벗고 벚꽃·산수유 등 봄꽃 시민축제를 착안했는가하면 이벤트행사를 펼쳐 해마다 줄어만 가던 어린이공원 입장객을 무려 35% 증가시켜 일대전기를 이룬 장본인이다.
『어린이대공원의 경우 편리한 교통에다 도심 속에 우거진 수목, 교양·조경·유희시설이 어우러진 동양최대의 시민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시설노후화, 유사공원들의 홍보전략에 휘말려 87년 이후 해마다 이용자들이 줄어드는 추세였어요. 공원활성화방안을 찾던 중 83년이래 창경궁 벚꽃축제가 사라진데 착안, 대규모 이벤트행사를 기획했던 겁니다. 그러나 예산이 전무한 상대였고 「쓸데없는 일을 만들어 사서 고생하느냐」는 주위의 부정적인 눈초리에 가장 가슴아팠습니다.』
그는 사상최대의 입장객, 열렬한 시민들의 참여도에도 불구하고 70여일동안 밤낮으로 매달린 대가(?)로 「1주일동안의 특명감사」와 「사직의 위기」까지 몰리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덜어놓았다. 감사를 받게된 것은 예산이 없는데 시민대축제를 어떻게 개최했느냐는 오해에서 비롯됐다.
『고정관념을 깨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시민의식은 높아가고 있는데 공원은 마냥 침체해 있으면 되느냐는 생각이 앞서더군요. 젊은이 10여명으로 구성된 이벤트행사팀 ES기획의 기발한 기획안을 보고 과감히 채택했죠. 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은 시민들의 가슴에 메아리졌을 겁니다.』
자신의 노력보다 동료들의 희생이 더 눈물겹더라는 그는 동국대·한양대 대학원에서 줄곧 도시행정만 연구해온 전문가. 잠시도 주저앉아있지 못하는 행동파이기도 하다.
『6월2일 막을 내리는 올해의 첫 시민대축제는 성공리에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시민공원도 자연스럽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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