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관성·勞使안정 법인세 인하보다 급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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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법인세 인하보다는 일관된 정책과 규제 개혁.노사 안정 등 경영환경 개선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백9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법인세 인하에 대한 기업인식조사' 결과다.

경기회복과 투자활성화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기업 열 곳 중 여덟 곳 이상이 정부 정책 일관성 유지와 규제 개혁.노사 안정을 꼽았고 법인세 인하와 재정 지출 확대를 꼽은 곳은 각각 7.1%, 4.1%에 불과했다.

또 법인세율이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것처럼 1~2%포인트 인하될 경우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12.2%에 불과했고 87.8%는 세율 인하에 따른 여유자금을 '내부유보해 관망 후 결정'하거나 '아예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법인세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 대부분(84.7%)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도움의 이유에 대해서는 '경영심리 안정(44.8%)'과 '가격경쟁력 제고(32.4)'를 꼽았고 '투자확대'는 19.2%에 불과했다. 경기부양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업체들은 ▶투자촉진 효과 미미(46.7%)▶이익내는 기업만 혜택(42.2%)▶재정건전성 저해(11.1%)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우리 기업들은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불리한 점으로 ▶고비용 생산구조(44.4%)▶자금조달 여건(21.7%)▶정부 규제(17.6%)▶높은 법인세율(13.6%)을 지적했다.

상의 경제조사팀 박형서 팀장은 "정부는 세수감소에 대한 대책 없이 법인세율을 내리는 것보다 기업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와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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