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위구르 이슬람 기지 급습 '분리주의자' 18명 사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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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경찰이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이슬람 테러조직의 훈련 캠프를 급습해 18명을 사살하고 17명을 체포했다고 중국 신화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이 9일 보도했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들은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신장위구르 지역의 무슬림(이슬람교도) 단체를 중국 정부가 국제테러조직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경찰은 5일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과 인접한 파미르 고원에서 위구르족 부니운동 단체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요원들의 은신처를 급습, 양측이 격렬한 총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 경찰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22개의 수제 수류탄과 제조 중인 수류탄 1500여 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ETIM이 국제 이슬람 테러단체인 알카에다의 지원을 받아 신장에 거주하는 위구르인 1000여 명에게 테러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장 인구 1900만 명 중 절반가량인 900만 명이 무슬림인 위구르인으로, 이들의 상당수는 이 지역의 분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 공안국 바옌(巴燕) 대변인은 "이슬람 테러단체가 최근 파미르 고원 지역에 훈련캠프를 열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테러 예방 차원에서 경찰이 급습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찰과의 교전 도중 상당수 테러분자가 도주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계속 뒤쫓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현대국제연구소 산하 반테러연구소의 리웨이(李偉) 소장은 "중국 내에서 국제테러단체 캠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에 본부를 둔 ETIM의 딜사디 렉시티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형태든 테러조직과 연계된 적이 없으며 평화적으로 신장의 분리.독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경찰의 발표에 충격을 받았으며, 이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독립을 추진하려는 우리의 대의를 훼손시키기 위한 중국 정부의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면위원회 등 인권단체들은 최근 중국 정부가 신장의 독립운동가들을 모두 국제테러분자로 몰아 탄압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지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가 8일 전했다.

위구르인들은 1932~33, 44~49년 두 차례에 걸쳐 '동투르키스탄(위구르를 뜻함) 공화국'을 세웠으나 중국에 흡수됐으며, 90년대 이후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이 간헐적으로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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