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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논술] 2008학년도 '통합 논술' 학년별 공략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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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과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학년별로 단계별 학습 전략을 짜야 한다. 사진은 입시설명회에 모인 고교생들의 모습. [사진=중앙포토]

2008학년도부터 통합교과 논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대학마다 교과영역을 넘나드는 문제를 내 독해력과 사고력.창의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신과 수능 성적이 통합교과 논술 능력과 비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언어와 수리 논술을 치밀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년별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논술 대비 방법을 소개한다.

1학년 독서 리스트 만들고 친구들과 토론 연습을

논술과 관련된 대학 교수, 고등학교 교사, 학원 강사들이 꼽는 가장 중요한 논술 대비 방법이 고전 독해 훈련이다.

2008학년도부터 논술에 교과서를 많이 반영한다는 게 대학들의 방침이지만, 교과서만으로 창의력과 사고력을 충분히 기를 수 없다는 것이다. 교과서를 기본으로 삼되 관련 고전으로 사고를 확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힘찬언어논술연구소 정찬 소장은 우선 교과서를 논술에 맞춰 공부하라고 강조한다. 정 소장은 "전 과목 교과서를 꼼꼼하게 통독하고 '학습 활동' 코너 등을 스스로 풀면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인터넷으로 손쉽게 답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밝혔다.

그리고 제목은 알지만 읽어보지 않은 책을 중심으로 독서 리스트를 작성해 한 권씩 읽어나가면 된다. 일이관지 독서모임 우한기 대표는 "'어린 왕자'와 '갈매기의 꿈'같은 책부터 정독한 뒤 친구들과 토론해 보는 방법이 좋다"며 "성적에 구애받지 말고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며 부족한 점도 채우고 다양한 시각도 비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고전을 많이 읽으려고 욕심내기보다는 한 권을 읽더라도 주제를 찾고 요약해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2학년 쟁점별 기사 스크랩 … 교과서.고전 내용 메모를

고전 읽기로 독해력을 다진 학생이라면 2학년부터는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논술은 신문 사설이나 전문가 칼럼처럼 간결하고 논증적인 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박천일 입학관리처장은 "대다수 대학이 고전과 시사 이슈를 접목한 문제를 내고 있다"며 "고전의 지혜를 빌려 현실 문제를 분석해 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논술"이라고 설명했다.

시의성 있는 주제를 꿰려면 논조가 다른 신문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때 기사를 읽으며 쟁점을 찾고 자신의 주장을 세운다. 쟁점별로 기사를 스크랩해 관련 교과서와 고전 내용을 메모하면 금상첨화다. 하나의 사안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시사.과학 잡지를 정기 구독하는 것도 괜찮다.

수능과 논술을 한꺼번에 대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수능 기출문제나 모의고사의 언어 영역 문제 가운데 비문학 제시문에 주목하자.

유레카논술 이해웅 원장은 "언어 영역 제시문들은 내용과 문법적 완성도가 높은데다 원전의 권위도 인정받은 글이 대부분"이라며 "배경 지식도 얻고 글쓰기 훈련도 할 수 있으므로 반복해 읽고 요약해 보라"고 권했다.

3학년 2주에 한 편씩 1200자 이상 글쓰기 반복해야

초암아카데미 이윤호 대표는 "한 편이라도 더 써 본 학생의 글에서 향기가 나게 마련"이라며 많이 써 볼 것을 권한다.

가능하면 2주에 한 편씩 1200자 이상의 글을 완성한 뒤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받다보면 다양한 접근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교과서는 3학년생에게 무엇보다 좋은 논술교재다. 우한기 대표는 "교과서를 다시 읽으며 원인과 결과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심해보라"고 강조한다. 예컨대 '사회문화'에 나오는 '가족이 구성원의 사회화를 담당한다'는 내용을 보자. 가족이 왜 구성원의 사회화를 담당해야 하는지, 가족의 의미가 과거와 현재는 어떻게 다른지, 가족이 사회화를 담당하면 사회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따져보라는 말이다. 저절로 수능 준비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름방학부터는 유형별 글쓰기를 연습한다. 요약형, 자료 제시형, 논지 비판형, 본론 중심형 등으로 나뉘는 논술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나씩 훈련하면 된다.

수능이 끝난 뒤에는 본격적인 대학별 논술 유형에 맞춰 글쓰기를 연습한다. 같은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끼리 모여 토론과 논술, 면접 준비를 함께하면 도움이 된다는 게 선배 합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형수 기자

원리·개념 철저히 이해해야 … 수리과학 논술 어떻게

수리과학 논술은 언어 논술보다 대학별 편차가 크고 참고할 기출문제도 적어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2008학년도 예시 문항을 가장 많이 발표한 서울대의 경우 수학과 과학의 원리나 개념을 철저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이런 유형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들을 원리 중심으로 분석해봐야 한다. 미분을 배웠다면 미분법에 대한 이론적인 서술이 가능할 정도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수학Ⅰ,Ⅱ 전 영역이 출제되기 때문에 1, 2학년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 또 서울대 논술은 원리나 개념에 대한 이해와 풀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기본적인 글쓰기 요령도 숙지해야 한다.

연세대가 발표한 2008학년도 논술 예시 문항에서 수리과학 논술 문제에 쓰인 수학적 원리는 중3에서 고1 정도의 수준이면 충분히 풀 수 있다. 실제 논술이 어떻게 출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예시 문항과 같은 유형이라면 인문계 논술을 준비하듯 기본적인 수리과학 원리를 이해하고 사회 현상과 접목시켜 논제를 푸는 훈련을 하는 게 좋겠다.

고려대의 경우 2007 수시1, 2학기 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로 짐작하면 수치 자료를 해석하고 수학적 모델을 만들도록 요구하는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주어진 자료를 다양하게 해석하고 법칙을 찾아내야 하는 문제이니만큼 발상과 도출 과정만 정확하다면 작문 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수리과학 논술에서 다양한 과학적 이론과 시사 이슈들이 끊임없이 접목돼 출제되기 때문에 과학 전문지를 정기 구독하기를 권한다. 교과서에 설명된 이론은 원리적인 서술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기본적인 글쓰기 요령도 익혀 둬야 한다. 사회 과목과 통합이 빈번한 '지구과학'을 공부해 두면 좋다.

도움말=곰TV 교육총괄본부 이범 이사
정리=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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