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이근상 수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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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여고 남저」. 4일간의 단체전 예선을 마친 코리아 남녀 탁구팀의 성적평가다.
코리아 여자 팀이 7차례의 예선경기중 단2세트만을 내주는 호 성적으로 파 죽의 7연승을 구가, 역시「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후한 평점을 받은 반면 남자 팀은 스웨덴과 복병 유고슬라비아에 덜미를 잡혀 조3위로 내려앉고 말아 큰 대조를 보였다.
여자 팀은 예선기간 중 믿었던 에이스 이분희가 단식에서 부진, 유순복으로 대체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현정화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현정화·이분희 조의 복식호흡이 잘 맞아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27일 예선 최종 전에서는 세계랭킹 9, 10위 차이포와·찬탄루이가 버티는 홍콩을 3-0으로 가볍게 일축, 9연패의 신화에 도전하는 중국의 유일한 상대임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B조 1위로 l6강에 진출한 여자 팀은 27일 16강 전에서 덴마크를 격파하고 8강에 오름으로써 헝가리·루마니아 등 동구권 암초만 조심하면 무난히 결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고와 스웨덴에 연패한 남자 팀은 조 3위로 주저앉으며 지난89년 도르트문트 대회 우승·준우승 팀인 스웨덴·중국 등과 8강 전부터 맞붙게 돼 자칫 등위 입상조차 어렵게 됐다.
코리아 남자 팀은 공격형 수비수로 유럽선수들에게 특히 강한 이근상이 대 유고 전에서 1승1패로 반타작을, 대 스웨덴 전에선 페르손에게 2-1로 패해 게임 전체를 의지하기엔 역부족인 상대다.
결국 복식에서 필승을 거둬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으나 당초 기대했던 유남규-김성희 조가 생각만큼 움직여 주지 못한 채 두 차례나 좌초, 급기야 한번도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없는 김성희-김택수 조를 급조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결국 분단 46년만의 사상 첫 남-북 스포츠 단일 코리아 탁구팀은 전통석인 여자 팀의 강세 현상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남자 팀의 분발이 촉구되고 있다.【지바=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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